<논평> 남북 군부가 합동으로 ‘아이리스’ 찍을 일 있나?
- 김태영 장관 망발, ‘선제타격’의 적대적 사이클 반복을 즉각 중단하라
김태영 국방장관이 오늘 핵 공격 징후가 있으면 선제타격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합참의장 인사청문회 당시 대북 선제타격론을 언급해 논란을 일으킨 당사자답다.
김장관의 발언은 분명히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북의 핵무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지를 먼저 공격해서 제압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핵 공격 징후를 식별하고 분명한 공격의사가 있으면’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고 있으나, 이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 미사일에 소형 핵탄두 탑재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다면, 핵 공격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전면전 발발도 서슴지 않겠다는 망발에 다름 아니다.
더욱이 모처럼 막 피어나는 대화국면에서 선제타격론이 용인될 가능성도 거의 없음에도 선제타격론을 운운한 배경에는 북한의 '보복성전' 언급이 존재한다. 아마 북한은 선제타격론에 다시 격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김장관에게 부시의 ‘핵선제공격독트린’의 한국판을 노리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남북관계를 냉전시절 ‘적대적 의존관계’로 돌려놓기 위한 양측 군부의 딴지걸기가 아니라면, 이런 망발은 장관으로서 할 말이 아니다.
김장관의 발언과 냉전톱니바퀴의 재연은 마치 남북 양측의 강경파가 남북정상회담에 딴지를 걸기 위해 서울 한복판에서 테러를 자행했던 드라마 ‘아이리스’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남북 양측의 군부는 지금 당장 ‘아이리스’를 찍는 듯한 행태를 중지하라. 남북 양측이 평화적 수단에 의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형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면, 관계자를 해임하거나 엄중경고하기 바란다. 우리 국민들은 멋진 배우도 없는 아이리스가 현실에서 연출되는 모습을 절대로 보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