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국가정보원의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감청과 사찰을 정의와 민주주의 정신으로 막아내자!!
- 통신비밀보호법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앞두고
헌법 제17조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 한다’고 되어 있으며 제18조에서는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 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소위 국가보안법 위반자라는 이유로 2003년에 최초 통신제한조치허가서가 발부된 이후 총37회에 걸쳐 무려 6년 동안 단 하루도 빼지 않고 대상자의 통신과 관련한 모든 활동과 사생활을 감청을 해왔다는 기가 막히도록 놀라운 사실을 접하고야 말았다. 게다가 6년 동안 감청을 해오면서 당사자에게는 단 한 번의 통보도 없었다.
공안기관은 범민련 남측본부 간부들에 대해 소위 ‘간첩’ 혐의를 주장하지만 간첩인줄 알면서도 서울시내 한복판에 사무실을 내놓고 명함을 들고 활동하는데 그대로 6년 동안이나 ‘몰래 지켜만’ 보았다니 참으로 의아스럽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수사의 효율성이라는 이유로 통신제한조치의 기간을 ‘2월을 초과하지 못하고’ 허가의 요건이 존속하는 경우에 한하여 ‘2월의 범위 안에서 통신제한조치 기간의 연장을 청구할 수 있다’라는 법률을 악용하여 법원으로부터 단 한번 통신제한조치허가서를 발부 받고 도장 한번으로 14차례 연장하여 무려 2년 8개월을 ‘너무나 쉬운 방법으로’ 감청을 해온 국가정보원과 검찰을 비롯한 공안기관의 인권을 무시한 ‘실적쌓기’ 수사에 분노를 감출 수 없다.
통신비밀보호법의 애초 목적은 사생활의 비밀과 통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함이나 현재 정보·수사기관은 통신비밀보호법의 애초 목적과는 상관없이 조항을 악용하여 사건에 대한 수사에 따른 증거 수집을 위한 ‘보충적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한 통신제한조치가 아니라 감시, 사찰을 위한 통신제한조치를 취함으로써 합법을 가장한 불법적인 도, 감청을 무분별하게 하고 있다.
인터넷 사용현황을 실시간 감시하는 ‘패킷감청’도 이번 재판과정에서 드러났으나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공안기관은 패킷감청 자체가 합법적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안기관은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의 악용에도 모자라 한나라당 의원을 통해 이번 국회에서 더욱 개악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국가정보원과 공안기관의 ‘몰래보기’, ‘몰래듣기’ 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상상 초월이고 이러한 불순한 의도를 막아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부지불식간에 우리는 감시의 통제 아래 갇힌 감옥에 살아가게 될지 모른다.
우리는 범민련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현행 통신비밀보호법 일부조항의 위헌성에 대해 범민련 피해자들과 변호인단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재판부가 제청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아무쪼록 재판부의 현명하고 바람직한 판결로 반드시 헌법에 어긋난 법률이 고쳐지고 수정되어 국민의 기본권이 보장되고 정의와 민주주주의 기틀을 다시금 확립하는 좋은 본보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공공의 토론으로 국민의 기본권이 보장되도록 통신비밀보호법이 개정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정의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소중한 노력이 있어야 공안기관이 권력의 절대반지라고 여겨왔던 무제한적인 감시와 통제를 부끄러워 할 수 있고 스스로 ‘감청’을 하거나 수사를 하는데 ‘양심’과 ‘법’에 기준을 두는 진정 ‘공공의 안녕’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