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인사검증을 하는 건가, 안하는 건가?
했다면 분명히 거꾸로 했을 것이다.
공직자의 뇌물수수를 엄단해야 할 검찰총장 후보에 뇌물수수 경험이 많은 검사를 선정했다. 몸소 비리를 체득했으니 수사를 더 잘하리라고 생각했나?
어제 천성관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국회의원은 혈기넘친 신임검사 같았고 천 후보자는 피의자 같았다.
건설업자에게 연리 4%의 낮은 이율로 15억5천만원을 빌렸다면 분명히 뇌물수수에 해당한다. 천 후보자에게 5억원을 빌려줬다는 동생은 주민세를 체불할 정도로 수입이 없는 사람이다. 서울중앙지검장의 월수입은 620만원에 불과하다. 그런 그의 가족이 고정지출만도 월 천만원이 넘는 호화생활을 해왔다. 부인은 잦은 해외여행을 통해 고가명품 쇼핑을 즐겼고 아들도 소득수준을 훨씬 넘는 돈 씀씀이를 보였다. 아들 결혼도 6성급 호텔에서 했다.
백용호 국세청장도 마찬가지이다.
탈세와 투기를 잡아야 할 국세청장 후보에 탈세 투기꾼을 선정했다.
백 국세청장 후보는 부동산 매매를 하면서 수억원씩 매매가를 축소해 신고했다.
명백한 세금탈루 행위지만 당시에는 관행이었다고 해명했다. 부동산 투기가 관행이면 국세청장이 어떻게 비리를 잡아낼 수 있나?
국세청장은 조직 내부의 관행을 추방하고 직원들의 재량권을 최소화해 부패의 소지를 제도적으로 없애야 하는 자리다. 그런 자리에 관행에 안주하는 후보를 선정했으니 참으로 안하무인이다. 청와대의 거꾸로 인사검증이 낳은 결과다.
청와대는 처음부터 인사검증을 다시 제대로 해야 하며, 부적절하게 선정된 두 후보자는 스스로 사퇴해서 그나마 남은 명예라도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