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는 3일 "검정제도로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황 총리의 발언은 국정교과서 폐지를 권고한 유엔이나 검인정 교과서 제도를 가지고 있는 전세계 대부분의 나라들로부터 비웃음을 살 일이다. 지방자치제가 발달된 선진국들은 지방정부별로 다양한 교과서를 발행하고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한국 정부가 자학사관을 극복하기 위해서 일본식 '새로운 역사교과서' 모델과 흡사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친일교과서의 탄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참가하지 못한 것이나 한일 청구권 협정 체결을 비판하면 자학사관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말하는 '올바른 역사'라는 것이 지향하는 바는 대한민국의 자부심이다. 그 자부심이 친일의 역사를 숭배하는 것에서 생긴다는 것이 이들 논리의 귀결점이다.
우리는 독일과 달리 친일의 역사를 청산하지 못했다. 거기에 교과서 국정화까지 추진한다면 바른 대한민국, 밝은 대한민국은 없다.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가진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마윈과 같은 젊은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논쟁적인 것은 논쟁적으로 접근하는 다양한 교과서가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