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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 한국경제는 안전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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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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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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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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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 한국경제는 안전한가?
아직 끝나지 않는 글로벌 경제위기...한국경제는 안전지대인가
코리아연구원 (knsi) 기자
"알려진 위험" 선진국 재정위기, 결코 가볍지 않아
세계경제가 심상치 않다.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과 더블딥 공포, 끝이 보이지 않는 유럽 재정위기의 먹구름, 중국경제의 경착륙 위험 등 해외시장의 불안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세계증시였다. 8월 들어 세계 주요국 증시는 2008년 리먼 파산 직후 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폭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한국증시는 단골 구원투수 연기금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증시 가운데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불명예의 기록을 세웠다. 만약 연기금 동원이 없었다면 외국인 투자자의 소위 "치고 빠지기" 전략에 아마도 초죽음 상태를 면치 못했을 것이다.
최근 널뛰기 증시의 원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대체적으로 주요국 정치권에서는 시장의 과민반응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장의 합리적 판단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경제의 기초체력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이 경우 정치권이 취할 수 있는 대책은 공매도와 같이 증시의 낙폭을 키우는 혁신적 투자기법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키거나 잠시 아노미상태에 빠진 시장이 이성을 되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 이외에 별 뾰족한 수가 없다. 그러나 공매도 금지와 같은 대책이 시장의 "비이성적 대응"을 정상화시키는 자극제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시장의 이성적 판단이 제대로 작동할 경우 정치권의 기대에 부응해 증시가 상승곡선을 탈 수 있을지는 더욱 불투명하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내놓은 위기의 해결책이 새로운 위기의 씨앗이 되는 악순환을 눈앞에 두고 증시가 방향성을 상실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세계경제에 동시다발 경기둔화의 위험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증시가 나 홀로 승승장구한다면 당연히 시장의 합리적 판단능력에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이번 증시 대폭락 사태는 2009년 이후 유동성 장세가 만들어낸 증시 거품이 꺼지고 제자리를 찾아가는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최근 국내증시 대폭락사태에 대한 청와대와 이명박 정부의 대응은 놀라울 정도로 차분했다. 막연한 불안감에 따른 시장의 과민반응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신감이 유일한 대책이라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한 만큼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라는 차분한 대응은 그 도를 넘어 위기 불감증 증세마저 보이고 있는 듯하다. 2008년 하반기 제2의 외환위기가 닥쳐오는 것도 모르고 아무 문제없다는 자기망상에 빠져 대책 없는 자신감만 내세웠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2일 권혁세 금융감독원 원장은 심지어 외국계 금융회사 CEO를 한자리에 불러 모아 객관적 기준이 아닌 자의적 기준으로 국내 경제를 판단하는 일을 자제하라는 엄포를 놓았다. 정부의 판단이 진리임을 강요하는 대책 없는 자신감의 극치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정부의 자신감은 과거지향적이다. 지금까지 잘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정부의 과거지향적 자신감으로는 장기불황의 먹구름이 가득한 세계경제의 미래를 헤쳐갈 수 없다.
부채위기에 발목이 잡혀있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경제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 선진국의 재정위기는 이미 시장에 "알려진 위험"이다. 최근 S&P사의 미국채 신용등급 강등이 세계기축 통화국인 미국의 자존심에는 치명타가 되었지만, 미국채 금리는 오히려 하락세를 이어가며 연일 사상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다. 경제학 교과서를 무색하게 만드는 이러한 비정상적인 현상은 이미 "알려진 위험"에 대한 시장의 "의연한" 대응이었고 신용등급 강등을 결정한 국제신용평가사는 제 발등에 도끼를 찍은 신세가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선진국 경제의 부채위기 위험을 가볍게 넘길 수는 없는 일이다.
유로존 해체와 연방국가화 갈림길에 선 유로존 경제
최근 금융시장 불안의 진원지는 미국이라기보다는 유럽이다. 유럽발 재정위기의 파급효과는 "알려지지 않는 위험"에 해당한다. 마치 1931년 5월 오스트리아 은행 크레디트 안슈탈트(Credit Anstalt) 파산이 대공황의 도화선이 되었던 기억이 되살아난 듯 금융시장은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미국과는 달리 유럽경제는 단순한 재정위기의 차원을 넘어 유로화 존립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지금까지 엄청난 규모의 구제금융 자금이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재정위기는 일파만파 확산일로를 걸으며 급기야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프랑스까지 번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재정위기의 위험을 잠재울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진 상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유로존 경제는 유로존의 해체와 연방국가화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다. 유로존의 연방국가화는 독일, 네덜란드와 같이 건전재정국가가 재정위기 국가의 부채를 대신 갚아주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다. 유로본드 발행 여부는 연방국가화의 첫 시금석이 된다. 금융시장은 독일정부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독일정부는 유로본드 발행의 전제조건으로 유로존 경제정부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부채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위기국가의 재정주권을 독일이 주도하는 유로존 경제정부로 이전하자는 것이다. 독일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고 독일정부가 유로본드 발행에 동의하는 순간, 원하는 것을 얻은 금융시장은 일단 과민반응에서 벗어날 것이다. 벼랑 끝에 몰린 유로존 회원국들에게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재정주권 포기라는 새로운 실험을 목전에 두고 마찬가지로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정치적 선택이 요구되고 있다. 유로존의 선택이 무엇일지 그 누구도 예단할 수 없고 당연히 금융시장 불안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만약 독일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고 금융시장에서 극도의 과민반응이 사그라진다해도 겨우 하나의 산을 넘은 것에 불과하다. 장기불황이라는 이름의 더 높은 산이 세계경제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경제가 부채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가는 세계경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변수이다. 선진국이 부채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부채를 줄여야 한다. 부채를 줄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재정지출을 줄이는 것, 세수를 늘이는 것, 인플레를 용인하는 것 등이다. 선진국 정부의 해법은 재정지출 축소에 방점을 둔 긴축재정이다. 다가오는 미래의 난국을 더욱 부채질하는 정치적 무능의 산물이다. 나머지 방법은 아예 고려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선진국의 부채위기는 국가부채와 가계부채의 이중부채위기이다. 민간 경제주체인 가계와 기업이 부채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와중에 정부마저 부채축소에 몰두한다면 선진국 경제의 장기불황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다. 이미 올해 2분기 주요 선진국의 경제회복세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3%, 유로존의 경우 0.2%, 그동안 승승장구했던 독일은 0.1%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하반기 경기를 상승세로 돌려놓을 대책은 없다. 심지어 낙관론자들조차도 저성장 추세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출 축소를 통한 긴축재정 해법은 장기불황이라는 새로운 위기의 시작을 예고하는 정치적 자살폭탄이다.
한국경제의 생존전략은 내수 일자리 창출로부터
선진국 경제가 침체할 경우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시장국 경제는 동반하락의 운명을 피해갈 수 없다. 선진국 경제와 신흥시장국 경제가 한배를 같이 탄 운명공동체라는 사실은 2008년 위기가 던져준 교훈 가운데 하나이다. 수출 이외에 다른 성장 동력도 없고 위기극복 대안도 없는 한국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악재가 첩첩히 쌓이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한국경제를 짓누르게 될 악재는 단순히 심리적이거나 주관적인 판단 착오의 문제가 아니며 잠시 스쳐가는 일시적인 성격의 시련이 아니다.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한국경제의 허약성에서 기인하는 구조의 문제이다. 최근 외국인들이 증시에서 정신없이 내다팔고 있는 종목은 한국경제의 간판스타인 수출기업들이다. 반도체, 전기전자, 자동차, 화학 등 그동안 증시거품을 이끌었던 수출주가 맥없이 무너지는 것은 향후 세계경제의 암울한 전망을 반영한다.
한국경제가 내부 동력을 상실한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수출을 위해 내수를 희생하는 성장모델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권의 성격과 무관하게 추진되어온 개방정책의 산물이다. 노무현정부 시기 "동북아 금융허브 국가"와 "제2의 개항"이라 일컬어지는 동시다발 FTA 전략은 이명박정부에서도 그대로 계승되었다. "국제금융중심지"와 "세계통상중심국가"라는 다른 이름을 얻었을 뿐이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경제는 신자유주의적 개방과 자유화의 물결을 타고 무난한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특히 한국은 중국경제의 개방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최대의 수혜자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충실하게 신자유주의 개혁정책을 추진해 온 한국은 실물영역에서는 중국에, 금융영역에서는 미국에 매달려 경제성장을 지탱해왔다. 한국경제의 운명은 정부가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미국과 중국의 정책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정책의 주권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대외의존성이 심화되어 온 것이다.
그러나 과거 경제위기 때마다 작동했던 고환율 수출드라이브 전략이 최종소비시장인 선진국발 장기불황 국면에서 효력을 갖기 어렵다. 과거지향적 자신감으로 과거의 전략을 고집한다면 한국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으로 빠져들 것이다. 선진국의 수요 감소를 신흥시장국이 대체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좁아지는 수출시장을 가격경쟁력으로 뚫기 위해 고환율을 유도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대안이 될 수 없다. 한국경제는 수출을 위해 수입을 해야 한다. 일본과 중국이 부품과 중간재 수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인플레와 일본 엔화가치 폭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환율 정책은 이미 걷잡을 수 없는 물가상승을 더욱 압박하는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올 것이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부실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는 해소된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진화해 왔을 뿐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위기의 시련이 신흥시장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2008년 리먼사태 이후 글로벌 신용경색과는 다른 차원의 위기가 기다리고 있다. 2008년 위기 이전 세계경제의 호황을 이끌었던 구조적 불균형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뿌리로 지적된다. 적자국에 먼저 불어 닥친 위기의 칼바람을 흑자국들이 요행히 피해갈 수 있었으나 이제는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유럽의 거대 무역흑자국인 독일이 주변의 적자국 구제에 나서야 하는 운명을 지고 있는 것처럼 아시아 흑자국들의 희생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불균형의 조정은 이번 위기의 완결판에 해당한다.
지금은 한국경제의 생존전략을 근본에서부터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제부터는 수출동력 상실에 대비한 내수 일자리 창출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경제의 인위적인 내수부양을 담당해 온 토목사업을 더 이상 밀어붙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날 한 번도 제대로 고민하지 않았던 내수 일자리 창출에 정치적 창의성과 실험정신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덧붙이는 글 | ※코리아연구원(연구기획위원장: 이정철)은 네트워크형 싱크탱크로 정치외교, 경제통상, 사회통합분야의 정책대안을 제시합니다. 홈페이지(www.knsi.org) 또는 전화(02-733-3348)로 회원등록하실 수 있으며, 회비 및 기부금은 공익성기부금으로 인정되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세상을 바꾸는 생각네트워크 코리아연구원과 아름다운 동행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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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연구원 (KNSI : 새로운 코리아구상을 위한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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