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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방중은 북-중 신협력시대의 상징적 행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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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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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방중은 북-중 신협력시대의 상징적 행보"
[코리아연구원]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과 신 북·중 협력관계
11.06.20 13:36 ㅣ최종 업데이트 11.06.20 13:36 정영철 (knsi)
Ⅰ. 북-중 신 협력관계의 구축
지난 5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지난해 5월, 그리고 8월의 방중에 이어 1년 새에 3번째 방문이 되는 셈이다. 이처럼 1년 새 3번이나 중국을 찾은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2009년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하반기부터 북-중간 밀월을 전망하는 분석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올해 김정일 위원장의 전격적인 방문은 많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북한의 후계체제를 중국으로부터 승인받기 위한 방중부터 경제협력의 구체화, 6자회담을 둘러싼 북-중간의 긴밀한 협력 등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었지만 현재까지 이번의 방중에서 합의된 내용의 핵심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사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합의문 역시 지난해와 크게 달라보이지도 않는다. 아마도 공개되지 않은 북-중 간 합의사항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김정일 위원장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과 별도로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경제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여러모로 현재의 북-중 경제협력의 진행에 비추어보아 향후 경제협력에 대한 북-중간의 진전된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위원장의 급작스러운 방중은 무엇을 목적으로 했을까? 우선, 그의 중국에서의 동선부터 살펴보자. 이번의 김정일 위원장의 동선은 중국 동북지방으로부터 시작하여 양저우까지 왕복 약 6000km에 달하는 긴 여정이었다. 체류하는 과정에 곳곳의 경제현장을 시찰한 것도 의미가 깊지만, 그의 동선이 과거 김일성 주석의 자취를 따라 이동했다는 점에서 이것이 상징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더욱이 북중 정상회담에서 대를 이은 북-중친선을 강조한 것은 단순한 후계구도의 승인의 문제가 아니라 모택동-김일성으로부터 시작된 양국의 역사적 관계를 되돌아보고 미래의 북-중 관계의 판짜기까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판단은 북-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의 고위급 전략대화가 이어지고 서로간의 이해관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사실 '전략대화'라는 용어의 사용부터가 과거와 달라진 북-중관계의 일단을 보여준다 하겠다. '전략대화'를 통해 북-중간 상호관심사에 대한 깊숙한 논의들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둘째, 북-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경제협력이 보다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논의되어 온 라선지역에 대한 중국의 투자와 개발을 넘어 압록강 하구의 황금평 개발로 확대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중국의 창-지-투 선도개발계획과 연계되어 라선 지역에 대한 중국의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단둥과 연결된 황금평에 대한 투자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더욱이 이 두 지역에 대한 개발은 '공동개발총계획요강'(이하 요강)을 작성하고, 양측의 공동위원회(두 경제지대 공동개발, 공동관리를 위한 조중공동지도위원회)를 설립하고 이 틀에서 협의를 통해 사업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요강은 이미 많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듯이, 황금평과 라선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개발 청사진을 담고 있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선의 공업화수준과 인민생활수준을 높이고 조선제품의 수출 외화 획득능력과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며 조선의 인력, 토지, 광물 등 자원 우세를 경제 우세로 전환시킨다"는 대목이다. 요강의 총개발목표라는 항에서 제시된 이러한 문구는 양국이 어떤 방식으로 경제협력을 시작할 것인지를 암시해주고 있다.
즉, 현재 개발을 위한 현실적인 투자가 중국의 자본임을 감안하면, 북한 측에서는 초기 자본의 형성을 위한 자원개발과 협력에 중점을 둘 것임을 말해준다. 그간 북한이 자원 광물에 대한 대외수출을 꺼리거나 혹은 일정한 가공을 통해 수출을 하던 것에서 벗어나 광물 자원의 적극적인 수출을 통해 필요로 되는 자본을 확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북한이 경제협력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것과 더불어 이를 위한 정책의 변화가 실제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겠다.
셋째, 6자회담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원론적인 합의이다. 이미 북한과 중국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해법을 제시하였고, 이의 실현을 위한 각자의 역할을 이행해왔다. 실현여부와 상관없이 북한은 지속적으로 남북대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고, 중국은 미국과 한국을 상대로 한 6자회담의 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의 방문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6자회담 재개에 대한 북한의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주었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이 "온 힘을 다해 경제건설을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안정적인 주변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은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 해'를 목표로 하고 있는 북한의 현실적 요구를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북-중간 합의와 의미는 앞으로 북-중간 협력관계가 과거와 같은 평면적인 것이 아니라 입체적인 방식으로 진행될 것임을 의미한다. 즉, 이미 '전략대화'란 이름의 상호 이해관계에 대한 고위급 대화가 이어지고 있고, 북-중간 경협은 황금평 개발 착공식과 라선경제무역지대의 착공식이 양측의 고위급 간부(천더밍 중국 상무부장과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가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또한, 훈춘-라선간 도로 보수공사가 시작되었고, 신압록강대교 건설도 시작되었다.
현재 북-중경협의 특징은 '정부 주도, 기업 위주'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과거 중국은 중국 중앙정부가 가급적 직접 개입을 자제하고, 민간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형태였다면, 지금 보이는 모습은 중앙정부,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의 북-중 경협이 과거와는 다른 차원에서 진행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라 하겠다.
결과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은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한 북-중간 신 협력시대를 여는 상징적인 행보였다고 평가된다. 그리고 이는 북한의 중국에의 의존도 심화라는 현상을 낳겠지만, 보다 더 중요하게는 양측의 이해관계의 일치라는 점에서 상당부분은 그리고 일정 기간 동안은 공고한 형태를 띠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Ⅱ. 앞이 보이지 않는 남북관계
한편,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이후, 남북관계는 최악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북한 국방위 대변인의 성명 발표 "다시는 이명박 정부와 상종하지 않겠다"와 연이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접촉을 폭로하면서, 외교적인 관례마저 깨뜨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실, 지금의 폭로와 김 위원장의 방중을 직접적으로 연계시키기는 어렵다.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줄곧 성의를 갖고 있다'는 발언으로부터 북한이 남북관계를 파탄내기 위한 의도를 애초부터 갖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의 이러한 폭로는 그간의 남북대화를 위한 북한의 노력이 한국 정부에 의해 뒤틀리고 있는 상황, 비밀접촉과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 그리고 천안함 사과 전제 등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예비군 사격장에서의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사진을 표적지로 삼은 행위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된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비밀접촉에서의 한국 정부의 제안과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사과 전제 발언, 예비군 사격장에서의 표식지 문제 등을 지켜보면서 한국 정부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태전개에 대해 더 이상의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북한의 행동은 국가 간 비밀접촉을 폭로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 데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겠다.
또한, '남북대화-북미대화-6자회담'이라는 3단계 해법이 사실상 무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으로서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더 이상 3단계 해법에 기대를 갖지 않고 한국정부를 배제하고 '북미대화 - 6자회담'의 경로를 선택하도록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북한의 메시지가 중국과 미국에 의해 수용될 수 있는지의 여부가 될 것이다. 최근 들어 미국의 대북식량지원을 계기로 한 간접적인 대화 혹은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금껏 거부해왔던 미국의 로버트 킹 인권특사의 방북을 받아들인 것과 함께 미국도 한국 정부의 우려를 감안하여 식량 지원에 대한 우회적인 지원 방도를 거론 하는 등 더디지만 양국 간 모종의 대화가 오고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물론, 현재의 상황에서 한국정부를 배제한 채로 6자회담이 개최된다거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프로세스가 진행되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최근의 움직임을 미국의 근본적인 대북정책 변화로 볼 여지는 거의 없다. 지난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시, 아무런 가시적인 성과가 없었던 것은 근본적으로 미국이 그의 손에 아무것도 들려 보내지 않았던 데서 찾아야 한다. 김 위원장이 카터를 만나지 않았던 근본원인이라 할 것이다. 이로부터 김정일 위원장은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보다는 중국을 방문하여, 중국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를 주려고 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은 북한이 미국에 대한 기대가 과거만큼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번의 폭로로 인해, 그리고 현재의 남북간 대화의 재개 가능성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더 이상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이니셔티브를 쥐고 공세적 정책을 취하기는 어려워졌다. 지금까지 대북 강경책을 주도하면서, 한국을 우회한 대화와 6자회담 프로세스에 제동을 걸었던 한국정부의 입지가 주변국에 의해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국방장관이 '북한에게 모험적인 행동을 자제하라'고 했다는 말을 근거로 중국이 북한의 행동에 대해 묵과하지 않거나 지지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 예측하지만, 중국은 지금껏 남북과 동시에 관계를 맺으면서 한반도에서의 불안정한 사태가 전개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는 것을 전제하면 그의 발언은 원론적 수준 이상의 발언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는 대화가 아닌 불안정한 충돌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서, 한국 정부를 지지하거나 북한을 비판하는 입장은 결코 아닌 것이다. 오히려 중국은 지속적으로 남북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입장은 남북대화를 위한 한국의 정책변화를 촉구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보다 더 정확할 것이다.
아무튼 북한은 한국에 대해 엄청난 강수를 던졌다. 그리고 이러한 북한의 강수는 '6.15'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임기가 끝날 때 까지 아무런 대화 없이 현재의 경색국면을 지속할 것인지를 선택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 정부는 흔들리지 않는 일관된(?) 대북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남북 관계의 개선은 요원하다 할 것이다.
Ⅲ. 불투명한 6자회담
그 동안 미국은 북미대화와 6자회담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남북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외견상으로는 지지하고, 한미동맹을 축으로 하여 대북정책을 추구해왔던 것이다. 앞으로도 미국의 이 같은 입장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단기적으로 미국이 당장 한국을 배제한 채로 북미대화에 나서거나, 6자회담을 재개하는 프로세스에 합의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동맹국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대외정책을 펴나가는 현재 오바마 행정부의 기본적인 정책 방향을 볼 때, 한국 정부의 입장은 여전히 미국의 대북 접근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남북대화가 요원한 상황에서도 미국이 언제까지 남북대화를 전제로 한 대화의 재개 프로세스를 고집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UEP 문제에 대해 어떠한 형태로든 개입해야 하고, 해결을 추구해나가야 하는 입장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북미긴 대화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고, 최근의 식량지원을 매개로 한 양측의 접근은 이런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북한과 미국 간에 여러 형태의 대화 채널이 가동되고 있다는 소식도 있고, 민간급 교류가 정부 당국 간 교류로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북미 간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주 주지사, 카터 전 대통령 그리고 로버트 킹 현 북한 인권 특사의 방북이 있었고, 미국 경제대표간의 미국 시찰 등이 있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이렇다 할 대화의 진전은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배려하는 미국의 정책 기조를 이해한다 치더라도, 미국의 대북정책의 신뢰성 혹은 적극성이 의문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미국의 태도에 대해서 북한도 점차 미국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는 듯하다. 소위 북한판 북방정책을 통해 중국과의 신 협력관계의 강화 그리고 최근 러시아의 곡물 5만톤 지원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북한이 19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던 미국의 대북한 적대시정책의 폐기와 북미관계정상화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서 내려놓았을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게 한다.
여전히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촉구하고, 언제든 준비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 미국을 대화에 끌어내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은 보여주지 않고 있다. 중국에게 일정부분 역할을 위임하고 자신들은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 해'를 목표로 경제건설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본다면 중국의 역할에 따라, 그리고 미국의 정책 전환에 따라 북미 대화와 6자회담의 운명은 결정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에서 이는 조만간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로버트 킹 목사의 방북 이후,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거의 굳히고 있는 미국이 이를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게 된다면, 하반기에 상황은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문제는 천안함 사건 이후의 '5.24조치'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한국 정부가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가가 남아있다. 한국의 참여 없는 6자회담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래서 더더욱 6자회담의 재개는 불투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Ⅳ. 너무 늦기 전에
현재의 북-중 경제협력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참 묘하다. 어떤 이는 북중 협력의 강화가 북한의 개혁·개방을 앞당길 것이므로 걱정할 것이 없다고 하고, 어떤 이는 중국의 북한 선점 특히, 자원과 인프라 선점을 크게 우려하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북중 경제협력 모두를 북한의 체제의 변화와 연계시켜서 바라보는 입장들이다.
만일, 북-중 경제협력이 북중간의 새판짜기이자 동시에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질서 변화에 대한 북-중 양국의 전략적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어떨까? 북한의 개혁·개방이나 중국의 자원 선점의 문제에 앞서 동북아속의 한반도, 그리고 동북아 속의 한국을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는 향후 미-중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시아의 변화와 세계 질서의 변화와도 관련될 것이다. 북한과 중국이 국제질서에서 서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협력하는 관계로 들어섰다는 것은 지난 천안함 관련 유엔안보리 결의안에서 보았듯이, 우리에게는 심각한 외교적 문제로 대두될 것이며, 이후 미국의 서해 항공모함 진입에 대한 중국의 대응에서 보듯이 북-중간 동맹의 강화와 '새로운 냉전의 경계'선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과거와 같은 냉전으로의 회귀는 불가능하겠지만, 북-중이 가까워지는 사이 우리는 노태우 정부시절부터 개척해온 북방을 잃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북-중간 전략대화가 가동되고 있다. 그리고 여러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남북관계는 비밀접촉의 대폭로를 계기로 최악의 사태에 머물러있다. 이미 우리는 운신의 폭이 좁아져 있다. 그래도 뭔가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조선신보>는 그 해법으로 '6.15로의 회귀'를 말하고 있다. '6.15 공동선언'의 주역이었던 임동원 전 장관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모두가 남북관계의 개선과 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과거 남북한은 최악의 위기 속에서도 대화를 모색했고,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낸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83년 버마 아웅산 사건 이후, 84년 북한 수해물자 지원을 계기로 남북대화가 만들어졌고, 1987년 KAL 폭파 사건 이후에는 물밑에서의 대화를 통해 91년 기본합의서를 만들어내었다. 99년 서해교전에도 불구하고 2000년 정상회담이 성사되었다. 그때와 지금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이제라도 대화와 협상의 길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주변국 모두가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적어도 우리의 몫은 지키고 있어야 할 것이다. 너무 늦기 전에 말이다. 그것이 북-중 신협력시대에 대처하는 우리의 최소한의 정책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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