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 Document
|
|
 |
 |
“정책에 반영 안되는 연구물은 무용지물” |
 |
 |
조숭호 |
|
 |
내일신문 |
|
 |
2005/09/28 |
|
 |
“정책에 반영 안되는 연구물은 무용지물”
정부부처·해외파 인사, 수시로 필진에 참여
2005-09-28 오후 2:03:14 게재
연구진·정부·시민사회 파격포럼 정례화 계획
한국 싱크탱크계에 이단아가 나타났다.
올 4월 출범한 ‘새로운 코리아 구상을 위한 연구원(KNSI·www.knsi.org)’은 아직 갓난아기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지원도, 재벌의 도움도 받지 않는 순수 민간연구소다. 하지만 5개월 남짓만에 현안진단 16건, 특별기획 15회, 외부 기관과 공동 포럼 1건 등 소득을 올렸다. 일주일에 한 건꼴로 외교·안보·사회통합 연구물이 쏟아진 셈이다. KNSI에는 상근연구자도없다.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
◆외인부대식 연구집단 운영 = 국가정보원이 2004년 펴낸 ‘미국 주요 싱크탱크 현황’에 따르면 미국에는 2000여개 싱크탱크가 활동중이다. 이 가운데 브루킹스, 외교관계협의회(CFR), 헤리티지 등 10여개 주요 싱크탱크가 현안에 대한 여론을 형성하고 정책결정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비교하면 한국 싱크탱크는 형식과 내용면에서 모두 부끄러운 수준이다. 국내 싱크탱크의 이런 척박한 현실은 KNSI가 출범하는 계기가 됐다.
KNSI의 김경순 사무처장은 한국의 싱크탱크 현실을 “구멍가게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싱크탱크의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다. 더구나 정책연구기관은 정부 눈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민간 연구소는 돈을 대는 해당 기업 로비스트 역할에 머물러 있다.
그러니 다루는 주제(품목)는 다양하지만 연구의 깊이가 얕은 구멍가게식이 될 수밖에 없었다. 김 처장은 “국내에는 실제 현안에 대해 정책변화나 사회적 반향을 불러올 수 있는 연구집단이 없다는 게 현실”이라며 “KNSI도 아직은 그 수준이 못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KNSI는 싱크탱크의 핵심기능인 △정책결정자에 정책아이디어 제공 △여론 주도층간 토론의 장 제공이라는 점에서 덩치 큰 국책기관이나 대기업 연구소보다 참신한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KNSI에는 상근연구자가 단 1명도 없다. 현재 외부 연구기관에 몸담고 있는 한 연구위원은 KNSI가 “최소한의 비전과 국가전략에 대한 공감대만 있는 집단”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열려 있다는 뜻이다. 김 사무처장은 △비판의식 △학자로서의 훈련 △실사구시적 태도 △인품 등을 따져 외부전문가를 영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KDI 연구위원이면서 코리아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임원혁씨를 비롯해 고문인 최장집 고려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국방대, 경희대, 성공회대 등 다양한 연구기관에 몸담고 있는 연구원도 특정 이슈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코리아연구원 소속이 되는 외인부대식으로 운영된다.
특히 최근 일본 관련 보고서를 작성했던 박후건 와세다대 교수, 북한의 경제적·이념적 전환을 다룬 프랑크 비엔나대 교수, 고희탁 동경대 박사 등 해외에서 활동중인 연구자 참여가 활발한 것은 특장점이다.
김 사무처장은 “우리 연구원이 최소한의 정체성만 가지는 것은 그만큼 유연성을 많이 가지기 위해서”라며 “한국 연구집단의 고질병이 조직적 폐쇄성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구원이 갖는 최소한의 정체성이란 바로 ‘한국의 민주화, 사회주의 국가의 체제전환, 세계화의 진전 등 커다란 변화를 체험하며 실사구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느냐’로 요약된다. 현학적으로 연구만을 위한 연구는 않겠다는 것이다.
◆정책결정집단과 직접 교류, 연구성과 반영되도록 = KNSI는 브루킹스 연구소를 역할 모델로 보고 있다. 브루킹스는 진보 성향의 미국 싱크탱크로 90년 역사를 가진 대표적 연구집단이다. 연간 예산은 200억원으로 중견기업에 버금가며 전문 연구인력만 150여명을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규모보다 더 KNSI가 닮고 싶은 것은 브루킹스가 미 행정부와 활발한 교류를 통해 연구결과를 실제 정책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연구소 대표인 스트로브 탤보트가 국무부 부장관 출신이고 프리처드 전 대북 특사도 주요 연구원으로 활동중이다.
갓 태어난 KNSI가 당장 브루킹스가 될 수는 없는 노릇. 하지만 청와대 등 정부 당국자가 비공개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브루킹스식 싱크탱크로서의 씨앗은 보여주고 있다. KNSI가 창립선언문에서 밝혔듯이 ‘실증적 연구’라는 것이 이런 것이다.
김경순 사무처장은 “조만간 정부당국자, 시민단체, 학자가 격식없이 만나는 비공개포럼을 정례화할 생각”이라며 “싱크탱크로서 깊이있는 얘기가 오가는 논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독립성 유지하려면 재정독립부터 해야” = 민간 연구소로서의 장점은 독립성에서 나온다. 재정이 독립돼야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연구논문을 쓸 수 있다.
KNSI에서 아직은 재정 부분이 가장 취약하다. KNSI는 매월 일정액 운영비를 내는 사람을 이사로 두는 공동 운영방식을 채택했다. 아직은 몇몇 이사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에 많이 기대고 있다. 하지만 탄탄한 연구성과로 신뢰를 쌓아 개인회원들을 더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당장 힘들더라도 정부 돈은 안 받기로 했다. 한 연구위원은 “최근 국책연구기관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발언을 했다가 경질된 연구자 사례처럼 재정독립은 필수적”이라며 “정부 정책에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재정독립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무리하게 프로젝트만 키워서 부실해지는 실수도 피할 것이라고. 독특한 연구진 운영과 독립된 재정. KNSI의 새로운 시도가 한국 정책집단사회에서 얼마나 빨리 받아들여질 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
|
|
  |
|
 |
|
 |
|
::: 코리아연구원 (KNSI : 새로운 코리아구상을 위한 연구원) :::
New Documen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