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 Document
|
|
 |
 |
"민족주의,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 장애물 아니다" |
 |
 |
김태경 |
|
 |
오마이뉴스 |
|
 |
2005/07/19 |
|
 |
"민족주의,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 장애물 아니다"
최장집 교수 "냉전 시절 미·일 동맹 여전한 것이 문제"
김태경(gauzari) 기자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이 지체되고 있는 것은 이 지역 국가들의 민족주의 때문이 아니라 냉전시 형성된 대립 구도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냉전을 주도해왔던 것은 패권국가로서 미국과 그 의존적 파트너인 일본간의 동맹체제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는 19일 나온 '새로운 코리아 구상을 위한 연구원'(이하 코리아연구원)의 특별기획 제4호에 게재한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이라는 논문에서 이렇게 비판하면서 "동아시아 국가들이 서로를 적대적 경쟁관계로 보는 것에서 벗어나는 '공동의 의미지평'(common space of meaning)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리아연구원 상임고문이기도 한 최 교수는 "동아시아가 유럽연합(EU)처럼 통합되지 못하는 이유로 한국과 일본 등에서는 민족주의 책임론을 들고있다"며 "그러나 이 지역 국가들에 공통된 민족주의의 부정적 효과에서 찾는 것은 핵심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이 과거사 청산을 거부하는 것은 그들의 팽창적 민족주의 때문이라거나 또는 이 때문에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에 소극적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민족주의로 문제를 환원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을 가로막는 직접적인 요소는 냉전시기의 구조가 온존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 지역에서 냉전을 주도해왔던 것은 패권국가로서의 미국과 그 의존적 파트너로서의 일본 간의 동맹체제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냉전시기 형성된 미·일 동맹은 전 후 일본이 과거사를 청산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일본이 과거사 청산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아시아 국가간 상호불신 조장이 가능했고, 이 때문에 민족주의가 불러들여지고 과거의 적대관계의 기억들이 동원될 수 있었다는 것이 최 교수의 진단이다.
최 교수는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공동의 의미지평'을 발전시킬 것을 주장했다. 공동의 의미지평은 냉전의 유산으로서 지역 내 국가관계를 이데올로기적으로 보는 것이나 잠재적으로 적대적 경쟁관계로 보는 것으로부터 벗어나, 이 지역이 공통적으로 대면하고 있는 위험과 이해관계가 무엇인가 하는 것에 대한 현실적 인식에 기초를 두는 것이다.
최 교수는 "평화라는 핵심적 가치와 수단에 대한 인식이 공유되는 공간·담론·공동의 행위·집단적 해결책을 얻고자하는 정부들간의 협력 등을 포함하는 공간을 '의미 지평'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 지평'을 통해 바라본 아시아 평화공동체 형성 노력은 정의로울 뿐만 아니라 오늘날 탈냉전시기 시대에 부응하며 지역의 안전과 공영의 실현에 더 잘 부합한다는 현실적 전망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박영준 국방대 교수 "일본과 외교전쟁은 한국의 대외적 입지 약화시켜"
이번 코리아연구원의 특별기획 4호에는 '새로운 한국 외교구상'이라는 주제 아래 모두 5편의 논문이 실렸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새로운 한-미 관계 구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현재 한·미 관계를 진단하면서 이후 전망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현재 한국이 원하는 상호성은 경제발전과 국력의 신장에 따른 자신감의 표현으로 동등한 지위 보장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은 이제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필요에도 한국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상호성을 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전 세계 미군의 재배치 전략에 따라 한·미동맹을 광역화시키고, 그들의 필요에 따라 분쟁지역에 급파할 수 있는 신속기동군의 형태를 갖추기를 원하고 있는 것은 단적이 사례다.
김 교수는 "현실적으로 미국중심의 위계질서임을 우선 인정해야 한다"며 "단, 미국이 균형의 파괴자가 될 수 있는 명분이 조성되는 것을 방지하면서 안정자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이 동북아에서 평화유지군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며 이는 중국은 물론 북한도 수용했다"며 "미국의 우세를 인정하면서도, 한국이 평화적 기조 속에서 대륙 세력들의 남하압박을 완충해줄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미국으로 하여금 한국을 지금까지의 냉전적 동맹이 아닌 긴밀한 전략적 동반자로서 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준 국방대 교수는 '새로운 한일관계 구상'이라는 글에서 일본과의 외교 전쟁의 위험성을 비판했다.
그는 "21세기의 일본은 국제적 지위 상승에 따라 새로운 국가 전략을 모색하려는 제 세력들이 상호 대립하고있다"며 "단지 '우경화', '군사대국화', '군국주의 회귀' 등으로 현재 일본의 변화를 규정하는 것은 태평양 전쟁 이전의 모습을 보고 재생산한 것일 뿐 현재 일본의 변화 모습에 들어맞는 규정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저항적 민족주의, 혹은 폐쇄적 민족주의에 입각하여 영토나 역사인식 문제를 빌미로 대일 전면전 태세를 취하는 것은 이미 선진국 반열에 진입하고 있는 한국의 대외적 입지를 저하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이제 우리의 국가이익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유력한 우방의 하나로 재평가되어야 한다는 것. 즉 일본과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미국과의 동맹체제를 공유하고 있다. 경제면에서 개방적인 시장경제체제를 발전시켜온 공통점이 있고, 사회문화적으로도 한류 열풍 등 상호이해와 향유의 범위가 넓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이같은 공통성을 지닌 국가는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19세기 후반 개화파의 거두 김옥균은 일본이 동양의 영국이라면 조선은 동양의 프랑스가 되어 서로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발전하는 희망을 피력했다"며 "오늘이야말로 개화파가 꿈꿨던 한·일간의 공동 문명화와 상호협력의 관계 수립을 위한 조건들이 구비된 시점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석환 <중앙일보> 논설위원 "러시아, 배제한다고 해서 배제되는 나라 아니다"
'새로운 한중관계 : 중국의 부상과 한국외교의 새로운 과제'라는 논문에서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는 중국의 부상을 평가하는데 있어 두가지 편향을 경계했다.
중국의 부상을 위협이냐 기회냐라는 식으로 규정하는 것과, 한·중 관계와 한·미 관계를 대립적으로 전제하는 것 등이다.
중국의 부상을 위협으로 보면 자연스럽게 미국과의 관계를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대안으로 고려한다. 그러나 이른바 '원교근공(遠交近攻)'의 태도는 국경을 접하고 있는 대국과의 긴장관계 지속이 초래할 위험요소를 간과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원교근공'은 군사적으로 불행한 결말을 맺는 예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는 것.
반대로 중국을 기회적 요소로 보는 동시에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대안으로 보는 견해도 위험스럽다. 무엇보다도 중국이 국내정책이나 대외정책에서 모두 유동성이 높은 과도기의 국가로, 중국과 어떤 다른 국가를 견제하는 것으로 목적으로 하는 협력관계나 동맹관계를 형성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다.
이 교수는 "2003년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를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라고 규정했지만 여전히 한·중 사이의 정치·안보협력의 구체적인 내용이 불분명하다"며 "현재 북핵문제와 관련 한·중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목표에 이해를 같이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이 다자협력을 국제사회에서 '화평굴기(和平掘起)'를 실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경로로 삼고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중국정부가 '상하이협력기구(SCO)' 창설을 주도하고, 아세안(ASEAN)과 자유무역협정(FTA) 창설을 합의하고 안보협력을 진전시키고,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것 등은 중국 대외정책의 중요한 전략적 변화다.
이 교수는 "앞으로 한국외교는 중국의 부상이 가져올 불확실성을 다자협력의 발전을 통해 줄이는 동시에 한·미동맹을 이러한 새로운 다자협력과 조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전략적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환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한국의 새로운 대러시아 외교 전략과 목표'라는 글에서 한반도 주변 강대국 중 한국과 가장 소원한 관계에 있는 러시아의 의미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위원은 "러시아는 한반도의 접경국이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며 G8의 일원이며 핵을 가진 군사강국, 스키타이 문명과 알타이어족의 문화와 활동공간을 보유하고 있는 밀접한 연관국가"라며 "한반도 역내의 평화와 안정,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동북아 다자공동체 및 동북아 공동번영을 위한 각종 정치·안보·경제프로그램의 파트너이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국가"라고 규정했다.
러시아는 아관파천과 러·일전쟁, 2차 세계대전, 6·25 등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의 과정에서 우리가 배제하려 한다 해서 배제될 국가가 아니라는 것.
김 위원은 "오히려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국가 가운데 하나였다"며 "특히 북핵 문제 해결과정에서 특정국가의 과도한 영향력이 북한지역에 확산되지 않도록 막을 필요가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러시아는 다자간 견제와 협력의 공간을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협력 가능국"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위원은 "현재 한·러 관계는 '상호 신뢰하는 동반자 관계'의 수준이지만 곧 '전면적·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대러시아 전략은 러시아 전체를 상정한 일반적 대러전략과 한반도와 접경한 극동 러시아·연해주 지역을 상정한 지역적 대러전략, 그리고 세계적 차원의 대러전략 등으로 세분화하는 치밀성과 복합성을 띄여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2005-07-19 16:35
ⓒ 2005 OhmyNews |
|
|
  |
|
 |
|
 |
|
::: 코리아연구원 (KNSI : 새로운 코리아구상을 위한 연구원) :::
New Documen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