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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386, 권력은 있으나 비전과 대안 만들 능력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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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 김선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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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서프라이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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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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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386, 권력은 있으나 비전과 대안 만들 능력 없어”
코리아연구원 창립기념 강연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논란의 대상”
2005-04-21 16:58 이기호,김선애 (actsky@dailyseop.com)기자
[2보: 2005-04-21 21:09]
“오늘날 386은 더 이상 운동권도 아니고, 재야인사도 아니고, 시민사회의 비판세력도 아니다. 정부가 되면서 권력은 있고 조건은 갖췄으나 비전과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 수 있는 실력은 결핍됐다. 그러다 보니 있는 것 혹은 그럴듯한 것 끌어 쓰자는 식으로 기득이익과 권력들을 무분별하게 끌어들였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가 386으로 대표되는 민주화세대에게 쓴 소리를 던졌다. 코리아연구원에서 삼고초려의 심정으로 모셨다는 최 교수는 21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창립기념식에 참석해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민주화세대의 과제’라는 주제로 약 40분간 강연했다.
최 교수는 이날 △386은 누구인가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디에 와 있나 △386의 체제내로의 흡수 △386은 무엇을 할 것인가 등을 강연했다. 그는 “민주파로서의 정신과 가치, 이념을 가져야 하지만 현실로부터 배우고, 현실적으로 실천가능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발전시켜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며 코리아연구원이 이런 문제의식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약 1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창립기념식에서는 임원혁 원장의 인사말과 김선혁 부원장의 주요 사업방향소개,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예정시간보다 다소 늦게 시작됐지만 깔끔한 진행이 돋보였다.
오늘날 민주정부는 ‘신자유주의적 민주주의’
최 교수는 “민주화세대에 대한 비판과 충고는 정신 차리라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자신이 충고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음을 강조했다. 일부 매체에서 표현된 ‘따끔한 충고’에 대한 우려를 드러냄으로 갈등이나 비판으로 비약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그는 “386세대는 정치언어”라며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논란의 대상”이라며 본격적인 강연에 들어갔다. 386이 군부권위주의를 깨트리는데 앞장섰지만 한국 민주주의를 기대할만한 수준으로 만드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
“불행하게도 민주화가 되었지만 보통사람들의 정치참여의 폭이 넓어졌다고 할 수 없다. 실질적 민주주의의 측면에서 권위주의에 비해 더 좋아졌다고 말하기 어렵다. 권위주의가 정당성이 결여되었다고는 하나, 그것은 절차적 측면에서 그러하다. 실질적 정책면에서 민중의 삶을 일방적으로 피폐하게 만들었던 것은 아니다.”
최 교수는 “오늘날 민주정부들이 하고 있는 특징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신자유주의적 민주주의’로 집약된다”며 “과거 권위주의시절 앞뒤 돌아보지 않고 국가주도의 산업화를 추구했던 것과 같이 앞뒤·좌우를 돌아보지 않고 시장중심의 성장정책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동 및 사회·복지정책은 레토닉일뿐 실존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민주정부는 무엇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 문제의식을 상실했으며 재벌중심의 권위주의 성장모델을 대체할 수 있는, 즉 민주주의의 가치에 상응하는 새로운 대안적 발전모델의 모색과 그것을 구축하기 위한 산업정책, 생산구조개혁, 노동정책, 사회정책 등에 대한 고민은 너무 인색하다는 것이다.
도덕성 상실한 운동권, 대안 제시해야
한국 민주주의의 현실에 대해 최 교수는 “위기에 처해있다”며 “아무런 도덕적 프리미엄 없이 실력으로 문제를 해결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진단했다. 개혁·진보·민주화 등은 민주화 이후 일정 기간 동안 기대와 희망을 갖게 했고, 담론, 도덕성의 원천이었지만 현재 아무런 도덕적, 실천적 힘을 만들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냉소나 조롱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86세력이 정치권 진입에는 성공했지만 비전과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 수 있는 실력이 부족해 기득 이익과 권력들을 무분별하게 끌어들였다는 비난이었다. 그는 “386세대가 계도했던 NL-PD(민족해방, 민중민주)라는 이념은 민족문제와 노동문제라는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두 핵심이슈를 집약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기존질서를 유지, 온존하되 정치적인 틀을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바꾸는 것 △정치제제 뿐 아니라, 기존질서를 바꾸는 것을 민주화의 의미로 꼽고, “386은 NL-PD라는 혁명적 레토릭이 표현하듯이 후자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운동시기의 NL-PD는 민주화이후의 현실에 기초하여 실천 가능한 이념으로 재구성되고 치밀해져야 한다”며 “386은 체제에 저항하는 세대로서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실제로 건설해야할 중심세력으로 스스로의 역할 전환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소극적 시민에서 적극적 시민으로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코리아연구원의 창립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한국의 민주주의와 사회, 그리고 대외문제가 제기하는 문제를 대면하면서, 그동안 거의 비어있다시피 이념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연계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며 한국민주주의발전에 기여해줄 것을 주문했다.
깔끔한 진행 돋보인 창립기념식
설립배경과 취지를 설명하기 위해 나선 임 원장은 “민주화운동에 투신한 많은 사람들 투사로서는 성공했지만 학자로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못했고 민주화투쟁시절 유학을 갔던 사람들은 학자로서는 성공했지만 (현실과의) 유리가 있다”며 “아직 준비되지 않았지만 계속 기다릴 수 없었다”고 커밍아웃의 배경을 밝혔다.
“안 믿으시겠지만 연구원 창립식에서의 축사는 처음”이라는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떨린다”는 말로 축사를 시작했다. 김 사무처장은 “돌이켜보면 80년대는 이념의 시대였다”며 “90년대 이후 시민운동을 중심으로 전투에서 화려한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에서 이기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가 들었다”고 고민의 자락을 들춰냈다.
김 사무처장은 △사회의 명망성에 의존하지 않고 실력으로 승부해 줄 것 △학자적 아카데미즘에 빠지지 말고 현실에 부응하는 성과를 내줄 것 △보다 개방적인 자세로 합당한 준비가 됐는지의 겸허한 자성을 유지할 것 등을 주문했다.
코리아연구원은 우리 사회의 새로운 흐름인 민주화세대와 한반도를 대표할 제대로 된 싱크탱크로 성장하기 위해 소장학자들을 중심으로 만든 연구단체. 최장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상임고문, 임원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원장, 김선혁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가 부원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사회적 공기(公器)로서 정치·외교, 경제·통상, 사회통합 부문에서 실증적 분석에 기초한 정책대안 및 국가전략을 제시함으로써 민주적 공동체의 번영에 기여하고 한반도에서 자주·민주·평화의 원칙에 입각한 통일을 구현하며 나아가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취지로 창립됐다. 정치외교연구센터(소장 김선혁), 경제통상연구센터(소장 임원혁), 사회통합연구센터(소장 신동면)의 연구진과 자문위원, 연구진 등 크게 3개 팀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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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현정권의 일방성, 권위주의 정권과 똑 같다”
[1보: 2005-04-21 16:58]
“오늘날 민주정부는 앞뒤좌우 돌아보지 않고 시장중심 성장정책으로 몰고 가고 있다. 이는 과거 권위주의시절 앞뒤 돌아보지 않고 국가주도의 산업화를 추구했던 것과 같다.”
최장집 고려대교수는 21일 ‘코리아연구소’ 창립기념 특별강연에 앞서 코리아 연구소측이 제공한 사전 강연원고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현 정부의 정책 추진이 일방적이라는 점에서 과거 권위주의 시절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민주화세대의 과제’라는 제목의 사전 원고에서 최교수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현대는 여전히 엘리트중심의 사회이며, 소외된 민중의 정치참여의 폭은 넓다고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최교수는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는 것은 민주화운동으로 대변되는 386세대가 민주화 된 후의 사회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지 못한 채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된 탓”이라며 “386이 야성을 벗어던지고 체제에 흡수통합되면서 기존질서에 휩쓸려 정체성을 형성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생각은 급진적이나 실천은 보수적인 386세대가 겪고 있는 혼란을 분석한 것이다.
최교수는 우리 정부가 겪고 있는 또 하나의 혼란으로 권위주의 관치경제에서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로 짧은 시간내에 이동했던 점을 들었다.
“오늘의 민주정부는 두가지 이중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신자유주의 시장경제가 불러오는 부정적결과와 민주정부의 무능이다. 이 두가지가 결합하면서 나쁜 것이 증폭되면서 과거 권위주의시절, 박정희신화에 향수를 갖거나 민주정부에 비관적 태도가 일어나는 것이다.”
최교수는 “80년대에 외쳤던 개혁·진보·민주화는 이제 아무런 힘을 갖지 못한다”며 “과거의 추상적인 이념이나 이데올로기를 버리고 보다 현실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실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앞으로 민주정부는 정당과 시민사회를 통한 사회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 최교수의 결론이다. 현대사회는 발전되고 분화되고 다원화되었기 때문에 권력을 통해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이고, 국지적인 문제를 둘러싼 대안을 갖고 합리적으로 토론·논쟁하며 이를 통해 실천적인 이념을 구축하는 것, 최장집교수가 민주화세대에 내린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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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연구원 (KNSI : 새로운 코리아구상을 위한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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