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성 변호인-검찰, 또다른 간첩 사건 놓고 신경전
장경욱 변호사, 북 보위부 직파간첩사건 맡아... 공안1부 검사들과 공방
박소희 기자
국가정보원의 증거조작이 드러난 가운데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담당 변호인과 검사가 7일 오전 '북한 보위사령부 직파간첩사건' 법정에서 재회했다. 양쪽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때처럼 이날도 한 치의 양보 없이 대립했다. 법정 안에는 줄곧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김우수)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변호인들이 지난 3월 27일 열었던 기자회견을 거론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을 맡고 있는 장경욱 변호사 등은 당시 이 사건 피고인 홍아무개(40)씨를 면담한 결과, 그가 북 보위부 지령을 받고 단순 탈북자로 위장입국했다는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며 '북 보위부 직파간첩사건' 역시 조작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안1부가 맡고 있다.(관련 기사 : 민변 "간첩 기소 탈북자, 변호인 접견 후 검찰에 불려가")
검찰은 7일 "변호인들이 첫 기일이 진행되기도 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조작사건'이라고 했다"며 변호인들이 언론을 동원, 재판에 영향을 끼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반면 장경욱 변호사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을 에둘러 언급하며 "(검찰이) 법원에 부당한 영향을 끼치는 일을 막으려면 취재진 도움이 필요하기도 하다"고 했다. 또 "'언론보도를 통해 재판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재판부를 위축시키려는 검찰의 상투적인 말"이라고 반박했다.
양쪽은 재판 공개 여부를 두고도 치열하게 다퉜다. 7일 공판은 피고인 홍씨의 국민참여재판 참여 의사 여부를 묻는 심문기일이라 공개형식으로 열렸다. 그런데 검찰은 사안 자체가 국가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인으로 나온 북한이탈주민 A씨 신변노출사례가 있었던 만큼 남은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해달라고 했다. 반면 변호인 쪽은 "검찰이 다른 재판에서 법원을 기망하려고 여러 건의 위조문서를 제출했다"며 공개 재판을 요구했다(관련 기사 : 유우성 변호인단 "비공개 증언 유출 수사해야').
장경욱 변호사는 또 한씨 사례를 놓고 "제가 무슨 북한에 연계돼 있어 (한씨 정보를) 유출한 것처럼 한쪽에서 악용하고, 법정마저 위축시키려 한다"며 항변했다. 3월 27일 오전 변호사와 면담한 홍씨가 검사에게 불려갔던 일도 거론하며 검찰이 피고인 역시 위축시키려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을 또 부를 거냐'는 장 변호사에 질문에 아니라고 답하면서도 "조사가 아닌 면담은 가능하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재판 진행 절차 관련 결정을 보류했다. 다만 검찰과 변호인의 공방이 거듭되자 재판장이 직접 중재에 나섰다. 김우수 부장판사는 양쪽이 진행 절차와 언론 관련 부분을 두고 서로 상대방이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준다고 하자 "실체적 진실과 공소사실의 유무죄는 철저하게 법정 내 심리와 증거조사로 가려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법정 외 언론 관련 부분은 지금 쟁점이 아니니 자제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헌법과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라 철저히 피고인 등의 인권을 고려하고, 충분히 지휘권을 행사해 충실히 심리하겠다"며 "법정 밖에서 불필요한 오해가 없길 바란다"는 말로 재판을 끝냈다. 다음 기일은 4월 21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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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77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