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학자들의 집권세력 비판;최장집 교수
“실력없는 386들”비전·대안 못내놓고 기득권 탓만
고려대 최장집 교수가 여권 386세대를 비판했다.최 교수는 “386은 권력을 잡고 이미 중심이 됐지만, 아직도 뭐가 안 되면 기득권 탓만 한다”고 했다.
최 교수는 “386세대가 과거 투쟁 관성에 빠져 비전과 현실적 대안 생산에는 무능했다”면서 분발을 촉구했다.
진보성향의 최 교수는 기존 386 비판과 달리 이들이 정서적으로 여전히 과격하면서도 실천은 보수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북대 강준만 교수도 최근 한 잡지에서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의 개혁론은 선동정치”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의 이론가 역할을 했지만, 민주당 분당 이후 노 대통령에 비판적으로 돌아섰다.
최 교수는 21일 코리아연구원 개원 연설에서 “386은 더 이상 운동권도 재야도 아니다.
권력은 생겼지만 현실적 대안을 만들 실력이 결핍됐다”고 했다.
최 교수는 그래서 386이 기존 체제에 빠르게 편입되면서도 정서적으론 급진적인 ‘기묘한 결합’을 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기존 질서를 해체하는 80년대 운동이념에 몰두하다 보니 민주사회 이후의 사회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와 능력을 갖지 못했다”며 “이젠 구체적인 문제해결에 나서야 할 때”라고 했다.
최 교수는 집단으로서의 386 세대가 해체되고 있다면서 “386의 해체는 그 등장 만큼이나 드라마틱하다”고 했다.
그는 “기존 질서는 강고했지만 386들은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성공하지 못해 파편화된 상태로 편입됐다”고 했다.
최 교수는 노무현 정부를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로 규정하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교수는 “행정수도·기업도시 등 지역 균형 발전이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거대 국책사업을 이 정부가 일정 단계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지, 그것이 목표에 맞는 결과를 갖게 될지 아무런 기대를 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는 “단기적인 선거에 매몰돼 장기적 정책 목표에 소홀하다”며 “재벌 중심 성장모델과 민주정부의 무능함 사이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현재를 ‘민주주의의 위기’로 진단하면서 “더 이상 민주·진보라는 말은 도덕적 우위를 못갖는다.
비현실적·비이성적인 보수파가 제대로 정비될 때 민주파는 자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에는 노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씨가 지난달부터 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