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 Document
|
|
 |
 |
G20의 섣부른 제도화 집착은 소탐대실 |
 |
 |
코리아연구원 |
|
 |
오마이뉴스 |
|
 |
2010/11/11 |
|
 |
G20의 섣부른 제도화 집착은 소탐대실
[논평-코리아연구원] G20은 '포럼'이다
10.11.11 14:27 ㅣ최종 업데이트 10.11.11 15:34 코리아연구원 (knsi)
포럼은 로마시대의 도시 광장을 지칭하던 포룸(Forum)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로마시대의 포룸은 시민들이 모여서 자유롭게 연설하고 토론하는 장소이자 토론자와 토론자 혹은 토론자와 청중 사이에 활발한 의견 제시와 대립 그리고 합의가 이루어지는 공간이었다. 오늘날 포럼도 이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다.
G20은 '포럼'이다. 1999년 당시 독일중앙은행 총재가 주도해서 만든 보고서를 G7이 승인함으로써 G20은 탄생했다. 이 때 G20은 선진국과 개도국이 함께 모여서 공통의 체제 문제를 관리하고 토론하고, 금융과 세계경제관리에 관한 대화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고안된 포럼이라고 그 위상을 규정하였다.
G20은 포럼인데... 상설조직 갖추자?
그런데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G20을 제도화하자는 논의도 나온다. 서울회의를 계기로 G20 정상회의의 역할을 확대하고 사무국 등 상설 조직을 갖춰 제도화하자는 것이다.
지난 10월 27일 싱가포르에서 난양기술대학교 산하 국제문제연구소와 싱가포르 주재 한국대사관이 공동으로 각국의 정부, 국제기구, 학계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다양하게 참가하는 'G20과 아시아'라는 주제의 회의가 열렸다.
G20 국가가 아니면서 아세안의 금융허브의 위상을 가지고 있는 싱가포르와 G20 의장국인 한국측이 의견을 교환하고 아세안의 중심국가인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의 기대와 우려를 들을 수 있도록 시의적절하게 잘 기획된 회의였다. 이 회의에서 싱가포르 측은 한국과 G20에 대한 큰 기대감을 보여주었다. 대외 지향적 통상국가라는 점에서 거대한 국내시장과 국내지향이 되기 쉬운 중국과 일본보다는 한국이 아시아 통상국가들의 리더라고 평가를 했고, 한국이 자유무역 관련 의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대변해 주고 신흥시장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 G20이 제도화되어 가야 한다는 논의도 있었다.
이러한 제도화 제안은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큰 업적을 남기고 또 향후 국제사회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G20을 상설화하면서 국제적인 의제설정이나 협상 과정에 당사자로서 참여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의도와도 잘 부합되는 것처럼 들린다.
G20 제도화, 신흥시장에 도움 안 된다
하지만 섣부른 제도화는 실현가능성도 없거니와 한국이나 신흥시장들에게도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어떤 제도를 만들 것인가? 유엔 본회의처럼 만약 1국 1표 방식의 모든 멤버가 평등한 제도를 만든다면 G2니 G7이니 하는 나라들이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IMF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처럼 국가의 권력이나 부의 크기에 따라서 지분을 차등적으로 부여한다면 한국이나 신흥시장들에게는 차라리 자유롭게 합종연횡을 할 수 있는 지금과 같은 '포럼'의 형식이 나을 것이다.
또한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서울회의에 거는 기대와 의욕이 높은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서울회의는 물론 대단히 중요한 국제회의이다. 이 회의를 통해서 세계금융 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자유무역이 회복되어야 하고, 환율에 대한 국제협력이 가능하다는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하며,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틀과 세계금융 감독 체제의 강화, 세계금융기구 개혁, 세계금융 안전망 구축과 발전이슈 등 세계경제의 회복과 안정을 위해서 20개국의 정상들이 논의하고 합의해야 할 이슈가 많다.
하지만 과도한 기대나 의욕은 오히려 금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G20은 아주 걸음마 단계의 국제기구이다. 이런 국제기구에서 규범이나 규칙 그리고 절차를 모두 기대하는 것은 정말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다. 70년대 초반에 출범했던 G7도 아주 천천히 제도화되는 과정을 겪었다. 따라서 이런 단계의 국제회의에서 거대한 합의나 혹은 합의 사항 이행을 요구하는 것은 과잉기대일 뿐이며 의장국인 한국이 이러한 거대성과에 너무 집착할 경우 한국의 실익을 양보해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가령 G20 성공을 외교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면 한미FTA 재협상을 G20 정상회의 이전에 타결하자는 미국측의 시한 설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데 이는 한국측에 무척 불리한 협상구도가 될 수 있다.
포럼의 장점은 형식 없는 자유 토론에 있다. 따라서 현재 시점의 G20은 이 장점을 잘 활용해가야 한다. 만약 G20이 섣부른 제도화의 길을 가거나 지나치게 기념비적인 '국제합의'나 '합의이행'에 집착할 경우, G7 국가들의 반발이나 참여 거부를 초래하거나 한국에게 불리한 현재의 세력배분이 고정화될 수 있다. G20 서울정상회의는 G20이 신흥시장국가들과 선진국 사이, 선진국 상호간의 자유로운 토론과 협상, 그리고 조정이 이루어지는 최상급 포럼으로서의 국제정치적 공간 가치를 확인시켜주면 충분하다. 물론 한국에게도 아직은 합종연횡이 가능한 자유공간이 더 유리하다.(2010/11/11)
덧붙이는 글 | * 코리아연구원 논평 13호입니다. 홈페이지(www.knsi.org)에서 원문 및 다양한 정책자료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코리아연구원(원장 박순성)은 정치·외교, 경제·통상, 사회통합 부문에서 정책대안 및 국가전략을 제시합니다. 홈페이지 및 전화(02-733-3348, knsi@knsi.org)로 코리아연구원 후원이 가능하며, 후원회비 및 기부금은 기획재정부의 공익성기부금으로 인정되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476391&PAGE_CD= |
|
|
  |
|
 |
|
 |
|
::: 코리아연구원 (KNSI : 새로운 코리아구상을 위한 연구원) :::
New Documen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