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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최고 지도자 시진핑 등장의 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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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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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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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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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최고 지도자 시진핑 등장의 의미
[코리아연구원] 중국공산당 '제17기 5중전회' 평가와 분석
10.10.28 15:05 ㅣ최종 업데이트 10.10.28 15:05 주장환 (knsi)
중국공산당의 연례 최대 정치 행사 중 하나인 제17기 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이하 17기 5중전회)가 지난 18일 막을 내렸다. 중국 정치는 현재까지도 레닌주의적 당-국가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까닭에 정책의 기본적인 방향과 지침을 당에서 심의 및 결정하고, 정부는 이를 구체화하여 집행한다. 따라서 중전회의 정치적 의미는 매우 크며,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매년 열리어 일상적인 안건과 특별안건을 심의 및 결정한다.
이번 회의의 경우, 일상 안건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제12차 국민경제사회발전 5개년 규획의 기본적인 방향과 내용을 심의 및 결정하는 것이었다. 특별 안건은 대부분 인사와 관련된 것이 많은데, 이번의 경우 시진핑(习近平) 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국가 부주석의 당과 정부의 군사위원회 부주석 선출에 관한 것이었다.
이밖에도 일각에서는 최근 원자바오(温家宝) 국무원 총리가 쏟아내고 있는 정치개혁 관련 발언으로 미루어 중국공산당에서 민주주의와 관련된 내용을 논의 및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하에서는 이번 제17기 5중전회가 결정한 사항을 중심으로 그 내용과 배경 그리고 전망 등을 분석 및 정리한다.
경제발전 방식의 전환을 강조한 중국공산당
이번 회의에서 중국공산당은 2011~2015년 경제 및 사회 발전의 기본방향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와 사회의 조화로운 안정 유지'로 설정하였다. '경제발전'과 '사회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발전을 포기하는 국가가 없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회안정이라는 점을 강조한 측면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또 중국공산당은 이번 회의에서 '경제발전 방식의 전환'을 무척 강조했다. 따라서 논리적으로 사회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제발전 방식의 전환을 부득이 꾀해야 한다는 데에 일치점을 찾았다고 이해할 수 있다. 또 이는 역으로 그만큼 중국의 사회안정 문제는 그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현재 중국적 맥락에서 주요한 사회안정 문제는 지역, 도농, 빈부격차의 확대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들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중국공산당이 내년부터 5년간의 국정이념으로 재천명한 '과학적 발전관'에 대한 개념규정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주지하다시피 과학적 발전관은 현재 중국의 최고 지도자인 후진타오의 핵심 국정운영 철학이다. 이번에 정리된 과학적 발전관의 주요 내용으로는 인본주의, 지속가능한 발전, 여러 측면에 대한 종합적 고려, 민생의 보장과 개선, 사회공평 정의의 추진' 등이다.
개혁개방 1기 즉 장쩌민 시기의 물질만능 풍조의 만연, 외형적 성장, 불균형 발전, 인민복지에 대한 등한시, 사회 불공평 현상 심화 등의 부작용을 극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또 그 구체적인 방향으로써, 내수 확대, 경제성장에 있어서의 소비 요소의 비중 제고, 농촌 현대화 추진, 도시화의 확대, 자원절약형 친환경 성장전략 추진, 지역 균형발전 추진, 사회보장 강화와 공공서비스 완비 등을 꼽았다.
1988년 7.3배던 소득격차, 2007년 23배로 늘어
대외 개방과 관련하여 중국공산당은 그 수준을 더욱 제고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무역구조와 외자 이용에 있어서의 고부가가치 부분의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및 직접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전 세계 및 지역 경제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최근 원자바오 총리의 연이은 발언으로 관심을 끌었던 정치 개혁 문제는 주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각 영역의 개혁에 대한 언급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국공산당은 경제체제 개혁은 적극적으로, 정치체제 개혁은 '안전하고 확실하게' 추진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경제 개혁에 중점을 두는 과거의 인식을 답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최근의 논의 동향을 살펴보면, 정치부문 역시 경제개혁과 같이, 통제 가능한 영역인 당내에서의 실험을 통해 점차 그 폭과 범위를 확대해나간다는 공식이 형성되어가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지도자의 선출과 선거 그리고 의사 결정과정과 관련된 당내 민주주의의 확대가 예상된다.
결국 17기 5중전회의는 내년부터 5년간의 국정운영 방향을 후진타오체제의 문제의식을 그대로 수용하여 '성공의 역설'이라 불리는 개혁개방의 부작용을 치유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판단된다. 즉 시장화 개혁으로 인해 성장 일변도의 정책이 성공을 거두기는 했으나, 그와 동시에 나타난 각종 문제점이 이미 순조로운 국정 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정책기조가 자리 잡기 시작한 제11차 국민경제사회발전 5개년 규획 기간 동안의 경제 성장률은 10%를 넘어서서 이전 5년의 9.6%를 초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988년에 7.3배에 달하던 상하위 10%간 소득격차는 2007년에 23배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러나 중국공산당이 채택한 향후 5년간의 이러한 경제사회 정책기조가 완벽하게 관철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중국공산당이 인민의 시위를 무참하게 진압한 1989년 톈안먼(天安门)사건 이후로 이데올로기적 선명성보다는 경제성장을 정권 유지의 유일한 토대로 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례로 비슷한 경제정책 기조를 강조하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급격한 경기 하락 우려가 있자 중국 정부는 곧바로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았다.
다음으로, 보다 구조적인 문제로, 중국의 경제성장 자체가 정부 주도형이므로, 이 경로를 벗어나기에 국유기업 구조조정, 사영기업의 기형적 성장, 관치금융 등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마지막으로 이번 시진핑의 군사위원회 부주석 선출에서도 드러나듯이, 권력 구도에서 여전히 중국 개혁개방의 수혜를 받은 계층의 힘과 영향력은 건재하다.
시진핑 군사위원회 부주석 선출의 의미
이번 회의에서 시진핑의 군사위원회 부주석 선출 여부가 관심을 끈 이유는 중국 정치의 특성과 관례 때문이다. 중국에서 최고 지도자는 당·정·군을 총괄한다. 시진핑은 지난 2007년 중국공산당 제17기 1중 전회에서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되었고, 2008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 부주석으로 발탁되었기 때문에 군사부문에서의 지위가 매우 중요해진 것이다.
물론 시진핑의 경우 이미 국가 부주석으로 임명되었기 때문에 차기 대권구도에서 앞서나간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차기 대권 구도에서 후진타오의 측근으로 알려진 현 국무원 상무 부총리 리커창(李克強) 등과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에 그가 군사위원회 부주석이 됐다는 것은 이들과의 경쟁구도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한 셈이다. 따라서 일부 언론에서는 그가 대권의 9부 능선을 넘어섰다고 대서특필하는 것이다.
또 관례는 아직도 정치 영역에서의 명문화된 제도의 비중이 낮은 중국의 현실에 비춰봤을 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차기 지도자의 군사부문 직위 승계와 관련된 관례는 현재 최고 지도자인 후진타오의 경우이다. 그는 제16기 4중전회에서 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선출되었다. 그러나 지난해 제17기 4중전회에서 시진핑은 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선출되지 않았고 아예 안건으로조차 상정되지 않았다.
당시 그의 차기 대권 차지에 대한 회의론이 흘러나왔던 것도 바로 이런 맥락이다. 따라서 한해 미뤄진 이번 회의에서 시진핑의 입장으로서는 반드시 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선출되어야 할 절박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최고 지도자인 후진타오의 측근이 아닌 시진핑의 군사위원회 부주석 선출이 가능했던 원인은 현재 중국 정치세력 구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국 정치는 크게 현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후진타오를 정점으로 하는 공산주의청년단에서 주요 경력을 쌓은 이들을 일컫는 '공청단'파벌과 장쩌민 전 총서기를 중심으로 하고 혁명원로들의 친인척, 그 관련 인사들과 상하이지역에서의 업무 경험을 가진 이들로 구성된 '범 태자당' 파벌이 양분하고 있다.
현재 시진핑의 최대 라이벌인 리커창 등이 속해있는 공청단 파벌의 주요 인사들은 주로 개혁개방정책에서 소외되었던 낙후지역인 내륙의 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반면 범 태자당 인사들은 주로 개혁개방의 수혜지역인 연해의 성을 중심으로 그 주요 경력을 쌓았다. 따라서 이들 양 파벌은 중국의 발전 방식에 있어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즉 공청단 파벌은 분배와 균형 발전을 범 태자당 파벌은 여전히 성장과 불균형 발전의 불가피성을 주창하고 있다.
이 양 파벌은 중국 정계의 상층부 즉 노년층에서는 태자당 계열이 우세하고, 중하층 수준 즉 장년층에서는 공청단 파벌이 많아서 백중세로 분석된다. 일례로 현재 중국의 최고 지도부라고 할 수 있는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3명만 범 공청단 계열이며, 나머지 6명은 범 태자당 계열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젊은층으로 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실례로 2012년 이후 중국 정치의 지도부의 상당수를 차지할 1950년대에 출생하고 문화대혁명 당시 농촌이나 오지로 하방당한 경험을 대다수 지닌 제5세대 정치 지도자들 중의 약 절반 정도가 공청단 파벌에 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차기 최고 지도자로서 시진핑이 낙점된 것은 현재 약간 우세를 점하고 있는 범 태자당 계열의 강력한 지원과 아직까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지 못한 공청단 파벌의 묵인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 현재 중국 정계에서는 공청단 파벌이라는 최대 단일 정파가 존재하고 이들의 확대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태자당을 중심으로 여러 세력들이 공청단 세력을 견제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제17차 중국공산당 대표대회를 앞두고 진행한 당원지도간부회의에서의 투표에서 시진핑이 리커창을 압도적인 표차로 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과는 곧바로 제17기 중앙위원회 정치상무위원회의권력 서열에서 시진핑이 리커창보다 앞서는 제6위에 랭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진핑, 공청단 파벌 견제 극복이 가장 큰 과제
시진핑은 알려진 바대로 정무원(현 국무원) 부총리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 부위원장을 지낸 시중쉰(習仲勳)의 장남이다. 따라서 태자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중쉰은 마오쩌둥(毛泽东)의 대약진 운동을 비판하여 제거된 펑더화이(彭德怀)와 같은 제1야전군 출신으로서 그 역시 1962년에 숙청되었다. 그후 1975년에 복권되어 1978년부터 광둥(廣東)성에서 다시 현직에 복귀했다.
따라서 1953년생인 그는 청소년기를 반(反) 혁명분자의 아들로서 산간 오지에서 보냈다. 1969년에는 부모의 투옥에 항의하기 위해 베이징을 찾았다가 반 년간 그 역시 투옥되기도 했다. 1975년 아버지의 복권과 함께 당간부 자제 추천제도를 통해 칭화(清華)대학에 입학하여 화공학을 전공한 뒤, 부친의 군 재직시절 직속 부하였던 중앙군사위원회 비서장 겅뱌오(耿飆)의 비서로서 군인으로 3년간 재직했다.
그 이후 그는 허베이(河北)성에서 현장, 현서기 등 기층 간부로, 푸졘(福建)과 저쟝(浙江) 등 동부 연해의 대표적인 발전이 빠른 성에서 시장, 시서기, 성장, 성서기 등으로 경력을 쌓았다. 푸졘성에서 근무하던 2002년 칭화 대학에서 마르크스주의 이론과 사상 교육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7년 상하이 시 당위원회 서기로 재직하다가 곧바로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수직 승진했다. 특히 그는 1985년에서 2002년까지 푸졘성에서 그의 주요 경력을 쌓았다. 그의 아내인 펑리위안(彭麗媛)은 인민해방군 가무단 가수 출신이며, 현재 소장(한국의 준장) 직급으로 가무단 예술감독으로 있다. 이들 사이에 외동딸이 한명 있으며 현재 하버드 대학에서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경력 중 특이한 것은 국가 지도자의 아들이면서도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냈고,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중앙 정부의 부서나 발전 속도가 빠른 연해 지역에서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점은 그를 귀족적 이미지를 풍기는 태자당이면서도 서민적이고, 농촌과 기층의 상황을 이해하는 지도자로 부각시키는 데 일조했다. 한마디로 평민의 아픔과 고충을 아는 귀족의 이미지인 것이다. 이런 점은 한편으로 범 태자당 계열에서 그를 지지할 만한 근거를 마련해주고, 다른 한편으로 공청단 파벌에서도 그를 강력하게 반대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역으로 이러한 상황은 시진핑이 독자적인 정책 스타일을 강조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자신의 세력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범 태자당 계열은 이미 중국 사회에서 기득권 내지 보수층화 되어 있어서, 독자적인 이념과 노선으로 무장한 정치세력화가 사실상 힘들다. 더구나 이들은 성장 일변도 정책의 수혜자로서 현재 중국의 국정 이념과도 일정한 거리가 있다.
반면 공청단 파벌은 시진핑과 유사한 측면이 많은 장쩌민(江泽民)시기의 성장 중심의 개혁개방 노선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며, 분배와 균형발전이라는 시대 이념을 중심으로 조직화 되어있다. 따라서 시진핑에게는 상대적으로 이념과 조직으로 무장된 공청단 파벌의 견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정치 역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 여부에 따라 시진핑의 최고 지도자로서의 수명과 함께 독자적인 정책 스타일의 표출 정도가 결정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 코리아연구원 현안진단 177호입니다. 홈페이지(www.knsi.org)에서 원문 및 다양한 정책자료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필자는 한신대학교 중국지역학과 주장환 교수입니다.
** 코리아연구원(원장 박순성)은 정치·외교, 경제·통상, 사회통합 부문에서 정책대안 및 국가전략을 제시합니다. 홈페이지 및 전화(02-733-3348, knsi@knsi.org)로 코리아연구원 후원이 가능하며, 후원회비 및 기부금은 기획재정부의 공익성기부금으로 인정되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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