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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평화 진보가치 실천이 민주당 미래 결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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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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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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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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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평화 진보가치 실천이 민주당 미래 결정"
[코리아연구원 논평] 손학규 체제와 민주당의 미래
10.10.08 17:05 ㅣ최종 업데이트 10.10.08 17:05 코리아연구원 (knsi)
비슷한 시기 서로 다른 두 대륙에서 두 정당이 전당대회를 치렀다. 이 두 당은 모두 한 때 집권당이었다. 각기 약 십 년간의 집권 끝에 보수 정당에게 정권을 내주었다. 집권당이던 시절 이 두 정당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애매모호하게 만드는 구호 아래 오른쪽으로 옮겨가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정권을 빼앗긴 후 두 당은 노선의 재정비와 더불어 무엇보다 당을 이끌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했다. 이제 그리 요란스럽지 않은 전당대회를 끝내고 그들은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했다. 비행기로 12시간이 넘는 거리에 떨어져 있는 이 두 정당은 영국의 노동당과 한국의 민주당이다.
영국 노동당은 자신만의 위기 탈출 공식을 보여줬다. 노동당은 만 40세의 "빨갱이 에드(Red Ed)"라는 별명의 에드 밀리반드를 자신들의 선장으로 삼았다. 그는 보다 중도적인 자신의 친형 데이비드 밀리반드를 물리치고 새로운 당수로 선택되었다.
가장 오래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백년에 이르는 정당의 선택치고는 신선하고 놀라운 것이었지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미 대처 정부 치하에서 노동당은 41세의 토니 블레어를 당수로 선택했었고, 2년 후 역사적인 대승을 거두고 보수당의 장기 집권을 끝냈다. 노동당은 또 다시 젊은 리더십을 선택했다. 다른 것이 있다면 토니 블레어의 집권이 우경화 노선에 기반을 두었었다면, 새로 선출된 밀리반드 체제는 제3의 길 노선에 종언을 고하고 보다 진보적인 방향으로 '좌클릭'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민주당은 자신만의 위기 탈출 방식을 보여주었는가? 영국 노동당과는 달리 민주당의 선택은 희망을 품기에 아직 충분하지 않다. 무기력한 대선 참패 이후 민주당은 지난 2년간 건국 이후 최약체 야당이라는 오명을 쓰고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야권연대의 기치아래 6·2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두었으나 근시안적 과욕으로 인해 뒤이은 보선에서는 민망한 패배를 당해야 했다.
민주당에 요구되는 변화는 진보세력의 연대를 구축할만한 신뢰받는 리더십의 구축, 수권정당에 걸맞은 강하고 참신한 인적 쇄신, 그리고 보다 진보적인 노선으로의 방향전환이었다. 물론, 민주당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당헌당규를 한 걸음 진보적으로 변화시켰다. 최소한 시대가 요구하는 방향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손학규 대표 체제가 분명한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들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손학규 체제가 극복해야 할 장애물 세 가지
손학규 체제의 민주당은 적어도 최소한 세 가지의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첫째 집단지도체제가 빚어낼 수 있는 혼란이다. 정동영 의원과 정세균 전대표 등과의 갈등이 자기 지분을 챙기는 다툼으로 비화한다면 민주당은 지난 2년간의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둘째, 민주당이 진보개혁 세력의 연대에 중심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다. 손학규 대표는 아직 진보진영의 연대와 통합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만약 민주당이 지난 보궐선거 당시 은평과 광주에서처럼 작은 이익에 눈멀어 배신과 자기부정을 일삼는다면 진보개혁 세력의 집권은 요원할 것이다. 손학규 체제는 진보진영과의 연대에서 작은 양보를 통해 큰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고 동시에 당내 반발을 잠재울 지도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셋째, 민주당이 보다 진보적 정당으로 탈바꿈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 예상이다. 손학규 대표는 당선 이후 분명한 수권의지 외에 집권을 위한 이렇다 할 진보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보편적 복지에 대한 동의 외에 한미FTA, 대기업 규제, 부유세 등의 문제에선 오히려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진보, 개혁, 중도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여전히 중도에 정치적 방점을 찍고 있다. '중위 유권자 정리(median voter theorem)'가 이론적으로 자아내는 중도주의 신화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 시대는 분명 중도의 좌클릭을 목도하고 있다. 동시에 미래의 집권 세력은 '가치'에 기반을 둔 '가치연대'의 성격을 버려서는 안 된다. 복지와 평화에 중점을 둔 진보적 가치가 분명해야 신자유주의의 황야에 버려진 중도를 왼쪽으로 확실히 끌어들일 수 있다. 중도라는 구시대의 얄팍한 이름으로 이명박 정부와 같은 세계관 속에서 경쟁하려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사실 민주당의 변화에 아직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40대 진보세대의 지도부 진출 때문이다. 영국 노동당처럼 당의 면모를 일거에 혁신시키진 못했지만, 전대협 세대의 상징적 인물인 이인영 전의원이 지도부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것은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물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최재성 의원의 정략적 판단은 당을 혁신하려는 새로운 진보세대의 예봉을 꺾는 결과를 만들었다.
그럼에도 이인영 후보의 '빅3'에 이은 '4위' 입성은 향후 민주당의 혁신을 위한 희망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당원들의 결정은 두 가지의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민주당이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더 이상 호남에 국한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진보적 가치가 민주당의 미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편으로 '빅3' 중 비호남출신의 대표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나긴 했다.
그러나 전국정당화와 진보개혁세력들 간의 야권통합 실현이라는 미래가치의 실현은 이인영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진보세대의 어깨 위에 놓여 있음이 자명하다. 민주당의 진보세대는 이명박 정권 아래서 양극화로 피폐해진 중산층과 서민의 삶의 조건을 극복하는 총체적 복지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공허한 '공정사회' 담론을 뛰어넘어 연대와 평등을 실현하는 공동체의 가치를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
민주당의 성패, 당내 개혁 진보세력 역할에 달려
앞으로 민주당의 성패는 손학규 대표의 대여 투쟁력과 그 정책적 방향을 진보적으로 돌릴 당내 개혁 진보세력의 역할에 달렸다. 그 과정에서 총선과 대선을 앞둔 진보-개혁 세력이 지혜로운 연합정치를 실현해야 하는 과제도 놓여 있다. 국민은 아직 민주당에게도 당내 진보세대 정치인들에게도 완전한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버린 것 또한 아니다. 영국 노동당의 세련된 위기 탈출전략에 뒤지긴 했지만, 아직 늦은 것은 아니다. 별일이 없는 한 노동당은 5년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에게는 2년 후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정권교체와 더불어 제대로 된 진보정치에 대한 요구가 더 커지고 있는 지금이 지난 두 번의 집권보다 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다시 수권 정당으로 부상하고, 진보개혁진영 연대의 중심이 될 수 있는가는 민주당이 민주주의·복지·평화라는 진보의 3대 가치를 어떻게 실천하는가에 달렸다.
덧붙이는 글 | * 코리아연구원 논평 12호입니다. 홈페이지(www.knsi.org)에서 원문 및 다양한 정책자료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코리아연구원(원장 박순성)은 정치·외교, 경제·통상, 사회통합 부문에서 정책대안 및 국가전략을 제시합니다. 홈페이지 및 전화(02-733-3348, knsi@knsi.org)로 코리아연구원 후원이 가능하며, 후원회비 및 기부금은 기획재정부의 공익성기부금으로 인정되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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