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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판 '햇볕정책'은 2010년에도 지속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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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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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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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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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연구원] 2010년 신년사설을 통해 본 북한 및 남북관계 전망
북에게 2010년은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이 강성대국 건설의 1단계 목표로 제시한 2012년까지는 3년밖에 남지 않았다. 따라서 금년도 경제실적은 사실상 2012년 경제강국 목표의 달성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이 지난해 11월말에 실시한 화폐개혁의 성공여부와 관련 후속조치에 대해서도 국내외의 관심이 매우 높다. 대외적으로는 6자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과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새로운 다자대화 틀의 창출, 북미관계 개선 등에 따라 북의 대외관계 및 한반도 정세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는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남북 간 물밑협상 여부도 주목된다. 남북정상회담과 관계개선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와 같은 북한 내부 및 한반도 주변정세를 둘러싼 큰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연초에 발표되는 신년사설을 바탕으로 북한의 정세인식과 이에 기초한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은 지난해를 총화하면서 새해의 대내외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자료이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북한의 2010년도 신년공동사설을 바탕으로 금년도 북한의 변화와 주요 정책방향 및 대외관계 등을 전망하고자 한다.
■ 경공업·농업 발전을 통한 '인민생활 향상'이 최우선 목표
북한은 금년에도 <로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3개 신문 공동으로 "당 창건 65돌을 맞은 올해에 다시 한 번 경공업과 농업의 박차를 가하여 인민생활에서 결정적 전환을 이룩하자"라는 제목의 신년사설을 발표하였다.
2010년도 신년사설은 예년에 비해 경제부문이 비중 있게 다루어졌으며, 경제정책의 우선순위에서도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 우선, 신년사설의 제목에서부터 과거와 달리 경제부문의 목표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었다. 지난 몇 년간 발표된 신년사설의 제목들을 살펴보면, '혁명적 대고조의 해'(2009년), '조국 청사에 아로새겨질 역사적 전환의 해'(2008년), '선군조선의 일대 전성기'(2007년) 등과 같이 다소 추상적이거나 정치적인 목표들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금년도 신년사설의 경우 '경공업과 농업에 박차를 가해 인민생활에서 결정적 전환'이라는 상당히 구체적인 경제목표를 밝히고 있다.
인민생활 향상이 금년도 최우선 경제목표로 제시된 것은 역시 2012년 강성대국 대문을 열겠다는 목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북측 당국은 경제상황 개선의 효과를 주민들이 실감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거쳐 1998년부터 강성대국 건설노선을 제시하였지만 북측의 식량과 생필품 부족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4대 선행부문의 정상화에 주력하였지만, 일반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해당 부문의 정상화가 자신들의 실생활 개선과는 거리가 있다고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북측 당국은 강성대국 건설노선과 관련 경제정책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고 지지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인민생활의 실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년사설에서 "경제강국을 건설하자는 것은 결국 인민생활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자는데 있다. 인민생활을 결정적으로 높여야 온 나라에 사회주의 만세소리, 강성부흥아리랑의 노래 소리가 더 높이 울려 퍼질 수 있으며 강성대국의 대문이 열려질 수 있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발언을 직접 인용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북측 당국이 인민생활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제시한 것은 계획경제 운용 및 경제상황 전반에 대한 자신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수년간의 경제정책과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개된 150일전투와 100일전투 등을 통해 4대 선행부문(금속, 전력, 석탄, 철도운수)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고, 공장 및 기업소 등의 경영관리도 상당부분 정상화되었다는 판단 하에 경제정책의 초점이 인민생활 향상으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신년사설에서 "나라의 경제가 본격적인 상승단계에 들어섰다...인민경제의 선행부문, 기초공업부문에서 생산이 획기적으로 장성하고 전반적인 공업부문이 활성화되었다"고 언급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북한이 지난해 11월말에 화폐개혁을 단행하고 시장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한 것도 계획경제 정상화에 대한 전망에 기초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북측은 지난 해 6.25담화 직후부터 사실상 7.1조치에 대한 '전면수정'에 들어갔으며, 그 결과 기존의 '계획과 시장의 조화'에서 '계획경제의 정상화'로 정책의 방점이 이동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북한은 인민생활 향상의 구체적인 방도로 경공업과 농업을 '투쟁의 주공전선'으로 제시하였다. 4대 선행부문보다 경공업과 농업이 최우선과제로 제시된 것은 지난 1994년부터 1997년까지 혁명적 경제전략 하에서 '3대(농업, 경공업, 무역) 제일주의'를 제시한 이후 처음이다.
이번 신년사설에서는 인민소비품 생산 확대와 관련해서 △경공업 공장, 기업소의 현대화 △인민소비품의 품질 개선 △지방공업공장들의 만부하 △인민들의 호평을 받는 생필품 생산 등을 제시하고 있다. 북측은 지난 수년간 공장 및 기업소의 설비 현대화에 주력하였으며, 특히 위탁가공무역을 통해 섬유류 및 신발 공장들의 현대화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지방공장을 비롯한 경공업 공장들의 가동률 제고를 위해 전기와 원자재 보장에 대한 국가적 대책을 적극 수립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특히 주목되는 것은 품질 개선과 소비자들의 수요에 기초한 생필품 생산 확대이다. 북측은 수년전부터 "우리의 경공업제품의 양이 적고 질이 낮으면 다른 나라 상품들이 우리의 시장에 밀려들게 된다"면서 인민소비품의 질을 제고하는데 주력해왔다. 생산품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기술갱신 △생산의 전문화 △기술공정의 준수 등과 함께, 과학자·기술자들에 대해서도 경공업제품의 품질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을 강조해왔다.
농업부문에서는 종자혁명방침, 두벌농사방침, 감자농사혁명방침과 콩농사 방침 등의 당의 농업혁명방침을 재차 강조하였다. 또한 유기농법을 비롯한 새로운 영농방법과 영농기술을 적극 받아들이고, 현대적인 축산·양어·과일생산기지들을 건설하여 농업부문의 경제성을 제고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 북측은 농업생산의 과학화, 기계화·화학화 수단의 효과적 이용, 복잡한 영농기술공정의 과학적 조직 지도, 위성정보에 의한 농업기술 도입에 필요한 연구사업, 농촌경리의 종합적 기계화 실현, 정보기술과 생명공학 중심의 첨단기술에 의한 농업기술체계의 개건 등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측 당국이 이처럼 경공업과 농업부문을 최우선과제로 제시한 것은 인민생활 향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도 하지만, 식량과 생필품의 공급확대가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용과 계획경제 정상화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북측의 화폐개혁이 의도대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계획부문과 국영상점망에 대한 물자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북측 당국은 금년도 경제운용에 있어 경공업 및 농업부문의 발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며, 국가적 재원과 물자를 총동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년사에서도 "인민생활과 관련된 부문들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결정적으로 늘이며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경공업제품생산에 필요한 원료, 자재들을 제때에 원만히 보장하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북측은 인민생활 향상과 관련된 경공업부문의 대외경제협력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년사에서도 "대외시장을 확대하고 대외무역활동을 적극적으로 벌려 경제건설과 인민생활향상에 이바지하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즉 북은 경공업부문의 정상화에 필요한 생산설비와 원부자재 등을 해외로부터 적극 수입하는 한편, 섬유류를 중심으로 한 위탁가공무역의 활성화 및 외자유치 확대 등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4대 선행부문에 대한 강조도 지난해까지는 국방공업의 발전과 경제전반의 정상화 차원에서 중시되던 것과는 달리 '인민생활문제를 풀기 위한 관건적인 고리'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신년사에서도 경공업과 농업의 발전이 4대 선행부문을 비롯한 중공업의 발전에 달려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북측은 4대 선행부문 중에서 경공업 및 농업 발전과 관련성이 높은 부문들(경공업 설비, 농기계 등)에 대해 우선적인 투자를 보장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민생활 향상과 관련하여 주민들에 대한 복지 및 도시 현대화 사업도 한층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신년사에서는 "당과 국가의 인민적 시책들을 철저히 구현하여 전체 인민이 사회주의혜택의 참다운 향유자로 되게 해야 한다"면서, 무상치료제와 무료의무교육제 등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도시 현대화와 관련해서는 평양시에 10만 세대 살림집건설을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사회주의선경거리'와 '선경마을'의 추가 건설을 제시하고 있다.
근년도 신년사에서는 경제발전과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첨단돌파 △경제조직사업 개선 △무한대의 정신력 고조 등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경제의 비약적 발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과학기술의 발전에 기초한 첨단돌파임을 강조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북한의 자력갱생은 이전과 달리 과학기술 발전과 연계되어 경제의 자립성 및 현대화 강화, 생산증대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은 북의 국방력 강화와 경제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인 것이다. 따라서 북은 금년에 과학기술과 생산을 밀착시키며 자체의 기술개발능력, 제품개발능력을 높이는데 중심을 두고 현대화·과학화에 추진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공장 및 기업소 등의 생산현장에서는 새로운 기술개발을 위한 대중적 기술혁신운동을 활발히 전개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북측 경제조직사업 개선의 기본방향은 사회주의계획경제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계획규율, 재정규율, 노동행정규율 등을 철저히 확립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실에 맞는 계획화 사업수립, 경제지도 일군들의 수준제고, 경제관리의 정보화·과학화 등도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측 당국은 지난해의 150일 전투와 100일 전투에 대한 총화를 바탕으로, 이러한 대중동원방식이 효과가 있다는 판단 하에 금년에도 이러한 방식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신년사에서도 "올해 총공세의 진격속도를 최대로 높이기 위해서는 천만군민의 무한대한 정신력을 끊임없이 고조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북측 당국이 사회주의체제의 안정과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서는 경제부문의 정상화와 인민생활의 향상과 함께 주민들의 대한 정치사상교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2012년 7차 당대회를 향한 사상교양 및 당 조직 강화
금년도 신년사설에서는 예년에 비해 사상·정치부문의 비중이 크지 않았다. 또한 국내외의 관심사 중의 하나인 후계체제 문제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우선, 인민군대와 관련해서는 군사정치사업, 군의 위력강화 및 전투동원 준비, 군민일치 등이 강조되었다. 신년사에서 금년은 김정일 위원장이 선군혁명령도를 시작하신 50돌이 되는 해라면서, 인민군대가 당의 사상을 받들고 모든 군사정치사업을 최상의 수준에서 설계하고 진행할 것을 강조하였다. 특히, 혁명적 영군체계와 군풍을 세우기 위한 정치사업을 강화하여 '최고사령관'의 명령지시를 무조건 관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민군대는 부대 지휘관리를 개선하고 군기를 철저히 확립하여 최정예화된 혁명강군의 면모를 더욱 과시하여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인민군대는 고도의 대비태세를 견지하며 그 어떤 외부의 도발에도 대처할 수 있는 전투동원준비를 갖추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이는 최근 북미관계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변화가 없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도 지속되고 있는 정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년사의 최고 목표인 인민생활 향상과 관련된 군대의 역할과 군민일치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따라서 금년에도 '인민을 돕자!'는 구호 하에 인민군장병들은 대규모 경제건설 현장에 계속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군대가 사상정신과 도덕, 체육과 예술 등 모든 면에서 사회의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신년사에서는 강성대국 건설과 관련된 노동계급과 청년들의 역할도 중요하게 언급되었다. 노동계급은 '대고조를 주도하는 선봉대이며 경제강국건설의 기둥'이라면서, 지난해의 150일 전투, 100일 전투 등의 사업에 계속 동원될 것임을 시사하였다. 또한 돌격대인 청년들의 대규모 건설현장 동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년도 신년사의 정치부문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이 당과 당조직의 강화이다. 신년사에서는 "올해의 총공세에서 빛나는 승리를 이룩하기 위하여서는 당을 강화하고 당조직들의 역할을 비상히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특히, 금년은 당 창건 65돌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 한층 당조직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 조직의 정비와 역할 강화는 강성대국의 1차적 목표가 완료되는 2012년 7차 당대회의 개최를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 관계자들은 1980년 이후 중단된 당대회를 2012년에 개최할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한 바 있다. 따라서 3년도 남지 않은 기간 중에 당 조작을 정비하고 강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언제일지 모르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생물학적 연령을 고려할 때 후계체제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 북미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금년도 북한 및 한반도 정세를 전망하는데 있어 가장 주목을 끄는 부분이 바로 대외관계이다. 금년도 북의 대외관계에서 화두는 북미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평화체제이다. 신년사설에서도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데서 나서는 근본문제는 조미사이의 적대관계를 종식시키는 것이다.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조선반도의 공고한 평화체제를 마련하고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우리의 립장은 일관하다"고 언급하였다.
이는 지난해 12월 보즈워스 대사의 방북에서 북미 양측이 합의한 내용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해결방법으로는 외교적 접근에 기초한 대화와 협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난해 북측의 인공위성 발사 이후 중단된 6자회담이 금년 3-4월중에는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와 함께 북미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북미 양자회담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하기 위한 4자회담(남북미중)도 병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측은 핵보유의 근본적인 원인인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전환되지 않는다면 핵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지난 보즈워스의 방북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방북과정에서 미국과 중국도 이에 대해 일정 부분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국내외 일부 전문가들은 북측이 선 평화체제와 북미관계 개선, 후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고수할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북측의 기본입장은 9.19 공동성명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행동 대 행동'에 기초한 것으로 동시 병행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는 한미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되돌릴 수 없는'(irreversible) 협상에 대한 북측판 대응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 북측의 입장에서 볼 때 한반도 비핵화로 제공되는 대가들은 자신들의 비핵화조치에 비해 대단히 '가역적'이고, 북측의 체제안전과 유지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체제와 북미관계 개선이 병행되는 것이 실제로 비핵화의 '되돌릴 수 없는' 대가이자, 핵 보유의 근본적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한반도 평화체제 및 북미관계 개선은 북측의 입장에서는 한국의 '그랜드바겐'이나 미국의 '일괄타결' 등에 대한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와 연관된 모든 의제들이 함께 논의되어야 하며, 그 해법에 대한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한반도 비핵화는 '북핵문제' 해결이 아닌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미국과 북측의 적대관계 청산과정에서 해소될 문제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한반도 비핵화는 기존 6자회담 틀에서 논의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는 새로운 다자회담 틀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북미간의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10년도 북미관계는 한반도 핵문제 해결과 북미관계 개선이라는 두 가지 노력이 병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북미관계의 출발점으로 2000년 10월의 '북미 공동성명'이 재조명되는 한편, 북핵문제의 해결은 북미관계 정상화와 북한의 국제사회 참여 보장 차원에서 다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양국 간 대화와 관계개선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금년 중에 평양-워싱턴 간 연락사무소의 설치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 3차 남북정상회담 가능한가?
북측은 금년도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과 의지를 분명히 하였다. 특히 2010년이 6.15 공동선언의 1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 북측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은 한층 강하게 표명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북측은 지난 7월 김대중 대통령 서거 당시 조문특사의 방문이후 남측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있고, 당국 간 대화와 교류협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러한 북측판 '햇볕정책'은 2010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년사설에서도 "력사적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기초하여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조국통일의 앞길을 열어나가려는 우리의 립장은 확고부동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남한 당국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서는 상당한 불만을 표시하였다.
신년사에서도 "남조선당국이 6.15공동선언을 부정하고 외세와 결탁하여 대결소동에 계속 매달린다면 북남관계는 언제가도 개선될 수 없다. 남조선당국은 대결과 긴장을 격화시키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하며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이는 민족21 2010년 1월호에 보도된 바와 같이 지난해에 이루어진 남북당국 간 비밀접촉과정에서 남측 외교안보 당국자들의 강경한 태도에 대한 불만으로 해석된다.
남측 당국은 북핵문제의 진전과 6자회담 재개가 당국 간 관계복원의 시발점으로 간주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 8월 이후의 비밀접촉 과정에서도 북핵문제와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 등을 우선적으로 거론하면서 북측의 양보만을 강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3차 정상회담을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협상은 사실상 결렬되었고, 이후 북측이 노동신문 등을 통해 외교부 장관과 통일부 장관을 거칠게 비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금년 중에 3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신년사에 나타난 바와 같이 북측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은 분명히 드러났다. 또한 북한이 금년 3월을 전후해서 6자회담에 복귀하고 비핵화에 일부 진전이 이루어질 경우 남측도 정상회담 개최나 당국 간 관계개선 등에 대해 보다 유연한 입장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가 새로운 다자 틀에서 본격화될 경우 당사자인 남측 당국으로서도 북측과의 직접대화를 마냥 기다리거나 늦출 수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금년 6월의 지방선거 이후 3차 정상회담이 수면위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이명박정부가 선거에 승리할 경우 그 여세를 몰아서 정상회담에 나설 것이며, 패배할 경우 국면전환용으로 매우 유용한 카드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홍익표님은 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입니다. 코리아연구원은 통일외교안보, 경제통상, 사회통합 분야의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네트워크형 민간 싱크탱크로 이 글(현안진단 156호)의 원문은 코리아연구원 홈페이지(www.knsi.org)에서도 보실수 있습니다.
*** 이 기사의 원문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294662&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9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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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연구원 (KNSI : 새로운 코리아구상을 위한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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