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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뺀 미·중·일·러, 대북협상 적극 나설 가능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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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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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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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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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좌담] 클린턴 방북과 한반도 정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지난 4~5일 방북으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겨레>는 ‘새로운 코리아 구상을 위한 연구원’과 함께, 미국과 북한 전문가인 서재정 교수(미국 존스홉킨스대)와 정창현 <민족21> 편집주간(국민대 겸임교수)을 불러,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의미와 향후 북-미 관계 전망, 한국 정부의 역할 등을 점검하는 긴급 좌담회를 마련했다. 좌담은 박순성 코리아연구원 연구기획위원장(동국대 교수)의 사회로 지난 5일 저녁 서울 광화문 코리아연구원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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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성(사회): 두 전문가 모두 8월 말이나 9월이 되면 북-미 관계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전문가들 가운데 시점을 가장 이르게 잡았다.
서재정(이하 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와 협상을 하려 하고 있고, 외교적 방식으로 관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했지만, 그래도 클린턴 전 대통령이라는 최고위급 인사가 이렇게 빨리 가리라고는 예측 못했다. 그만큼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도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이고, 북한도 그에 못지않은 관계 개선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창현(이하 정): 기본적으로 북한은 2000년 10월 북-미 공동코뮈니케에서 합의된 수준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문제의 논의를 시작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북한은 클린턴의 방북을 오바마 행정부 출범 뒤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미국이 이를 수용한 것은, 오바마 정부도 북-미 공동코뮈니케의 논의에 기초해 포괄적·통합적 접근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클린턴의 방북으로 북한으로선 좀더 편하게 대화와 협상 쪽으로 정책 전환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사회: 그렇다면 북한과 미국의 정책 기조는 어떻고, 앞으로 각각 어떻게 변화해갈지 한번 정리해보자.
■ “미 ‘기술’-북 ‘명분’ 방식 달라 접점 난관”
서: 오바마 정부의 초기 대북 정책은 제재와 압박을 통한 북한의 변화 유도라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북핵문제 해결 방안으로 나온 것이 중국을 동원한 제재와 압박이었다. 이런 방식이 성과를 보이는 듯이 비춰졌지만 결정적인 부분에서는 중국이 거절을 했다. 북한이 붕괴할 때에 대비해 미국이 논의를 하자고 했는데, 중국이 그런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 이 때문에 미·중·일 3자회의를 하려다 결렬됐고, 7월말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도 미국은 중국의 협조를 얻어내려고 애썼지만 중국이 거부를 했다. 중국의 ‘만리장성’에 압박론이 가로막히자 미국 안에서 대화와 협상론에 힘이 실리게 됐고 이것이 결국 클린턴의 방북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정: 북한은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굉장히 큰 기대를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북한은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꺼내놓고 얘기했던 것 같다. 1월에 미국 민간대표단이 들어가고, 2월에 스티븐 보즈워스(현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민간 자격으로 들어갔는데 그때 북한의 전체 구상이 미국에 전달됐다고 본다. 그런데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강경한) 발언 등이 쏟아지자 (북쪽은) 오바마 행정부가 과연 협상 의지가 있는지 회의감을 가졌다. 그 뒤에 인공위성(장거리 로켓)을 쏘았을 때 미국과 중국의 반응, 한-미 합동 군사 훈련 등이 이어지며, 북쪽에 있는 사람들조차도 빨리 간다고 느낄 정도로 속전속결로 대응을 했다. 6월부터 북쪽은 오바마 행정부와 다시 접촉한다는 방침을 정해 외무성으로 권한이 많이 실리며 지금 대화국면으로 이행하고 있다.
사회: 오바마 행정부와 북한이 지난해부터 추구해온 국가 전략이 있었을 것이고, 기본 구상을 약간씩 변화시키며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인데, 이게 굉장히 어려운 과정일 것이다.
서: 북-미 공동코뮈니케는 과거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평화적인 관계를 만들어나간다는 정치적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이에 비해 9·19공동성명은 그걸 북-미 관계 정상화,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등으로 좀더 구체화한 것이다. 9·19공동성명은 2단계 조처(10·3합의)까지는 정치적인 의제는 건드리지 못하고 기술적인 부분에 매몰돼 있었다. 북-미 대화가 이뤄진다면 이런 정치적 의제들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방식이 될 수밖에 없다. 관계정상화와 비핵화 문제는 묶어서 풀어가는, 곧 동시 행동의 원칙이 되살아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생각한다.
■ “북 핵무기 폐기 시점 가장 큰 난제 될 것”
정: 결국 관계정상화와 비핵화의 문제인데, 북-미 공동코뮈니케는 북-미 관계정상화의 측면이 강하고, 9·19공동성명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합의 측면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과정은 북-미 코뮈니케에 기초한 북-미 관계정상화 프로세스와 9·19공동성명에 기초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동시에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사회: 합의가 이뤄지까지 예상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정: 북-미 관계정상화 부분에서는 제일 큰 문제가 신뢰를 어떻게 형성하느냐, 그리고 신뢰 속에서 관계정상화에 필요한 프로세스를 어떻게 밟아나가느냐가 중요하다. 비핵화 문제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어느 단계에서 최종적으로 제거할 것이냐가 가장 큰 난제로 등장할 것이다.
서: 미국의 협상 방식은 굉장히 기술적이다. 아주 구체적이고 세밀한 사항에서 출발해 조금씩 큰 의제로 올라가는 방식이다. 반면에 북한은 정치적 의제를 먼저 내세우고 구체적인 사항을 해결하자고 한다. 이러한 협상 방식의 차이가 있기에 양자가 상이한 접근 방식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합의점을 만들어낼 것인지가 큰 과제이다. 아울러 북한은 플루토늄 재처리도 하고 우라늄을 농축해 협상력을 높인다는 것이고, 미국은 제재를 해서 협상력을 높인다는 것인데, 자칫 잘못하면 협상 자체를 깰 수도 있는 요소들이다.
사회: 북-미간 새로운 협상의 단계로 들어서며 한국 정부로선 정세 변화에 대응하는 게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서: 클린턴이 간 것에서도 나타났지만 미국은 굉장히 빠르게, 굉장히 고위급에서 행동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당 대 당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북한의 섭섭함을 무마해줬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현재 분위기가 그대로 간다면 이달 말 선거에서 민주당으로 정권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민주당은 납북자 문제에서 훨씬 더 자유롭고 북한과의 관계개선에서도 훨씬 적극적인 인사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 이렇게 보면 한국 정부만 빼고, 미·중·일·러가 북쪽과 적극적인 교류와 협상을 할 수 있는 국면으로 접어드는 대전환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을 뺀 5자협의가 될 수도 있는, 어찌 보면 위기라고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를 견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고해야 할 시점이다.
정: 북-미간 대화로 가면 분위기와 이미지가 중요하다. 북한은 대화의 고리가 마련되면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푸에블로호 반환 등 동원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로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일본과 우리는 변할 수밖에 없는 조건에 있다고 본다. 정부는 이번 8·15 기념사에서 대북 정책에 대해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한 단계 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놔야 한다. 그래야 지금 변화하는 북-미 관계 속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이 함께할 수 있는 철도 연결 사업과 같은 구체적인 게 좋겠다.
■ “개성공단 진행은 한국에 다행한 일”
사회: 개성공단이 문을 닫지 않고 진행되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올가을에는 금강산에 다시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시민사회도 금강산 관광 사업을 살리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정리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 참고자료 -------------------------------------
■ 북-미 공동 코뮈니케
2000년 10월12일 체결된 양국간 관계정상화의 의지를 천명한 문서다. “타방에 대해 적대적 의사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고 앞으로 과거의 적대감에서 벗어난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과,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북 추진을 명시하고 있어, 북한이 미국과 체결한 문서 가운데 가장 중시한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로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클린턴 미 대통령한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했고, ‘북-미 공동 코뮈니케’를 채택했다. 그해 10월23~25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그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조지 부시 후보가 당선된 뒤, 북-미간 이행 노력이 중단됐다.
■ 9·19공동성명
2005년 9월19일 4차 6자회담 2단계 회의의 합의 내용을 정리한 문건이다. 한반도 비핵화 목표, 북-미 및 북-일 관계정상화 노력, 대북 경제협력, 한반도 평화체제 및 동북아 평화안보협력 논의 노력 등을 담고 있어 ‘동북아 탈냉전의 로드맵’으로 불린다. 구체적 실천을 위한 후속 문건으로 ‘9·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조처’(2·13합의)와 ‘9·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2단계 조처’(10·3합의)가 있다.
*** 위의 기사는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69992.html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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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연구원 (KNSI : 새로운 코리아구상을 위한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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