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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시대 대항마 ‘신진보’가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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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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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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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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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 씽크탱크 새로운 대안찾기 고민… 과거 노선 탈피 장기적 역량 강화 모색
"보수시대가 5년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 진보세력이 새로 방향을 전환해서 국민이 믿을 만한 내용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상당 기간 집권 가망이 없을 수도 있다.”
김형기 교수(경북대 경제통상학부)는 18대 총선 결과를 보면서 “보수세력의 장기 집권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 그는 ‘지속 가능한 진보’를 표방하며 2006년 3월 결성된 ‘좋은정책포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보수 정권의 탄생. 그리고 총선에서 압승. 한나라당이 과반을 살짝 넘긴 153석을 얻었다고 하지만 ‘친박연대’나 ‘자유선진당’ 등 보수를 표방한 정당이나 보수성향 무소속 의원을 합치면 200석이 넘는다. 1987년 민주화운동 이래 최초의 일이다. 진보 ‘개혁’ 진영의 총선 참패 등 최근 한국 사회의 ‘보수 회귀’ 경향에 진보 진영의 싱크탱크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선거 패배는 지속성 갖는 구조적 위기”
역사를 거슬러올라간다면 1970, 80년대의 기독교사회문제연구소나 산업사회연구회 등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지만, 진보 진영의 민간 싱크탱크들은 대부분 2006년을 전후로 탄생했다. 햇수로는 만 2년 남짓이다(표 참조). 진보 진영 싱크탱크들의 잇단 창립을 두고 당시 언론은 ‘뉴라이트에 맞선 뉴레프트’라고 명명했다. 이번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한 신지호씨가 이끌던 자유주의 연대(2004년 11월)나 뉴라이트싱크넷(2005년 3월) 등에 맞설 대항마로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보 진영 싱크탱크들은 뉴레프트라는 개념보다 ‘신진보’ 혹은 ‘새진보’라는 지칭을 선호한다. 좋은정책포럼 관계자는 “소위 68혁명 이후 뉴레프트(new left)라는 개념이 제시된 서구 유럽과 한국 상황은 다르다”라며 “참여하는 분들의 성향을 놓고 볼 때 독자적 성격을 갖는 중도개혁 정도로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는 좋은정책포럼 이전에 창립(2004년)해 나름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했지만, 최근 활동이 거의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동당 분당 사태를 겪으면서 연구소 구성원 대부분이 탈당, 진보신당으로 합류했기 때문이다. 진보신당 관계자는 “총선이 이제 막 끝났고 아직은 내부 정비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진보정치연구소의 과거 멤버들이 모일 예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상황에 대해 가장 먼저 해석과 대안을 내놓은 이는 좋은정책포럼의 김형기 공동대표. 지난 3월 28일 창립 2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그는 “최근 각종 선거에서 진보 진영의 거듭된 패배는 진보의 위기가 일시적인 순환적 위기가 아니라 지속성을 갖는 구조적 위기라는 것을 말해준다”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노무현 정부에 기대한 역사적 과제는 ‘보수적 사회구조로부터 진보적 사회구조로의 전환’이라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인데, 이를 완수하지 못하면서 ‘우파반정’의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노무현 정부로부터 민심이반은 동시에 진보 진영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전염된 ‘부의 외부 효과(negative externality)’를 초래한 측면이 있지만,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실패는 외부보다 내부, 즉 구진보 노선의 최종적 실패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위 NL-PD로 대표되는 ‘구(舊)진보’와 사회운동이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고, 정당성의 위기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날 김 교수는 ‘자율, 연대, 생태’와 같은 새로운 가치가 ‘새진보’의 기본 가치가 되어야 하며, 대안적인 비전으로 ‘사람 중심의 위대한 대한민국(Great Korea) 건설’을 내놓았다.
김 교수의 주장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구좌파와 차별성을 강조하다 보니 너무 멀리 가버렸다’(윤진호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성장과 발전은 파괴의 진보’(박승옥 시민발전 대표) 등의 비판이 그것이다. 김 교수는 “사회주의권이 몰락한 1980년대 말부터 고민한 내용을 다소 거칠지만 대중적 언어로 풀어놓은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진보의 재생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며, 기존의 잣대로만 재단하면 진보는 계속 왜소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 vs 반민주 구도는 시효 다했다”
이념이나 지향점은 다르지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원장 손석춘, 이하 새사연)도 ‘과거 노선을 탈각한 진보의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대의에 동의한다. 김병권 새사연 연구센터장은 “지난 대선부터 올해 총선을 겪으면서 새사연이 내린 판단은 지난 20, 30년간 한국 사회를 규정해왔던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가 역사적 시효를 다했다는 것”이라며 “‘새로운 전선’을 보수는 ‘경제’로 끌고 갔지만 통합민주당은 여전히 민주 대 반민주에 집착했고, 정치권 진보세력은 해묵은 NL-PD 논란으로 혁신의 기회를 놓쳐버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직 성숙된 것은 아니지만 신자유주의-반신자유주의라는 전선의 객관적 조건이 형성되어 있다”라며 신자유주의 이슈를 중심으로 진보의 지형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코리아구상을위한연구원(연구기획위원장 박순성 동국대 교수, 이하 코리아연구원)은 남북관계나 동북아·국제사회 등 통일·외교 안보와 관련된 진보적 대안을 모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경순 코리아연구원 사무처장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이명박 정부가 6·15나 10·4 선언 등 국민의정부·참여정부 시기 대북정책을 사실상 무시하는 방향으로 간다든가, 한·미 관계 설정 등에서 종전 10년과 다른 정책을 추진하려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대안을 제시하는 데 오히려 뚜렷하게 각을 세우는 것이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며 “아직까지는 언술 수준에 불과했지만 실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코리아연구원의 입장을 밝히고 대안을 제시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 눈높이 맞춘 정책 구체화 필요”
희망제작소(이사장 김창국, 상임이사 박원순)는 보수 정권의 등장 여부와 상관없이 풀뿌리와 시민사회를 잇는 민간 독립 싱크탱크의 역할을 더 뚜렷이 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김해창 희망제작소 부소장은 역시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희망제작소는 창립 때부터 80년대적 거대담론이나 투쟁보다 실생활과 연결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정부와 민간의 관계도 대립 관계만 있는 것은 아니며 정부나 지자체, 지역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 등에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싱크탱크로서 희망제작소의 역할은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참여프로그램 개발 등 ‘거버넌스’와 관련 연구와 제안 사업은 정권의 성격과 상관없이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참여연대 참여사회연구소(소장 이병천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4월 말 발간될 기관지 ‘시민과 세계’를 통해서 ‘보수시대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본격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 기획은 지난 10년간 한국 사회에 실제로 일어난 변화는 어떻게 되는지, 또 미국 대선·일본 자민당 장기 집권 등 반추할 만한 해외 사례와 함께 정당·시민운동 차원에서 진보의 혁신 지점 등을 포함할 예정이다. 지난 대선 시기 결성된 ‘진보와개혁을위한의제27’(공동대표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 정해구 성공회대 정치학과 교수,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은 ‘한국 사회와 신진보’를 주제로 4월부터 10회에 걸쳐 세미나를 벌일 계획이다.
이밖에도 세교연구소(이사장 최원식 인하대 한국어문학부 교수, 소장 이남주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복지국가소사이어티(공동대표 최병모 변호사, 이상이 제주대 의과대 교수, 이래경 호이트코리아 대표, 이태수 현도사회복지대학 교수) 등도 각각 보수 회귀에 대한 진보적 시각의 ‘해법’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진보 진영 싱크탱크들은 지난 2월 참여연대의 ‘인수위 평가와 정책제언’ 토론회에 공동으로 참여한 데 이어 올 6월에는 ‘이명박 정부 100일 평가’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진보적 정책 역량 강화와 관련해 싱크탱크들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호기 교수는 “국민들의 시선으로 봤을 때 중도세력을 포함한 범진보세력들의 정책 역량이 취약한 것으로 비쳐지는데, 국민들의 4대 불안 즉 일자리·교육·노후·주거와 같은 이슈에 대해 국민적 눈높이에서 진보적 정책을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새 진보를 지향하는 싱크탱크들이 정치권과 학계·시민단체와 어떻게 역할 분담을 할 것인지, 생산적 분업구조를 만들어낼지가 향후 과제”라고 지적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http://newsmaker.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3&artid=17354&pt=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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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연구원 (KNSI : 새로운 코리아구상을 위한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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