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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정부 민생외면, 李정부 친기업으로 답습”…인수위로 본 이명박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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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제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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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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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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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정부 민생외면, 李정부 친기업으로 답습”…인수위로 본 이명박정부
입력: 2008년 02월 19일 18:45:47
ㆍ진보진영 20일 대토론회
차기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진보·개혁 진영의 싱크탱크와 시민단체들이 지난 두달간의 인수위 활동을 되짚어보고 새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참여연대 등 15개 단체가 20일 오전 9시30분부터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개최하는 ‘이명박정부, 어디로?-인수위 활동 평가와 정책 제언’ 대토론회다. 통합민주당, 민주노동당으로 대표되는 진보개혁 진영의 정당들이 견제와 비판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시민사회가 다급한 심정으로 마련한 자리다. 참여단체는 경제개혁연대, 녹색교통운동, 녹색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 YMCA전국연맹, 함께하는시민행동,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등 10개 시민단체와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세교연구소, 좋은정책포럼, 진보와개혁을위한의제27, 코리아연구원 등 5개 싱크탱크다. 이날 토론회를 외교·안보, 경제, 환경, 노동, 교육, 복지 등 6개 부문으로 나눠 주요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이경숙 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사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규제완화 일방적 강행경제적 약자 대변못해-
홍종학 경원대 교수(경제학)는 ‘이명박정부의 7개 경제정책 실패를 경계한다’는 글에서 노무현정부가 실패한 지점과 이명박정부의 정책을 대비하며 1987년 이후 반복돼온 실패를 거듭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홍교수는 인수위의 민생정책과 관련, “노무현정부가 관료에게 포위당해 민생정책을 외면했다면, 이명박정부의 친기업 정책은 민생을 포기하는 정책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기업 정책에 대해서는 “노무현정부의 관료들에 의해 조심스럽게 진행됐던 규제 완화를 이명박정부에서는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균형추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정부가 경제적 약자를 대변할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체제’를 갖추는 등 정부개혁을 우선 실시하고, 영·미식 규제완화를 한다면 동시에 집단소송제나 징벌적 손해배상제 같은 영·미식 사후적 규제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개발정책과 관련해서는 “노무현정부가 개발관료들에 포위됐다면 이명박정부는 개발관료들을 주도하면서 개발에 몰두하는 방식으로 심각하게 국가 경쟁력을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매머드급 국토해양부신개발 독재 진두지휘-
개발정책은 곧 환경정책과 직결된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계획학)는 ‘이명박정부엔 환경정책이 없다’라는 글에서 이명박정부 등장의 의미를 “신개발독재의 등장과 한국사회의 탈녹색화”로 요약했다.
그는 “신개발주의는 이미 노무현정부 때부터 등장했지만, 불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다가 지난 대선을 통해 권력화된 지배이념”이라고 평가했다. 직원 7300여명, 연간 예산 45조원을 갖게 되며 정부조직재편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매머드급 부처가 된 국토해양부가 이를 상징한다.
조교수는 “대운하 사업은 환경을 개발영역으로 포섭하는 정책의 전형”이라고 했다. 그는 환경정책과 관련해 차기 정부의 자발적인 태도 변화를 더 이상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신개발주의 토건권력에 전면적으로 맞서는 ‘녹색의 반헤게모니 운동’으로부터 ‘국민들의 녹색 자의식을 회복하는 운동’에 이르기까지 급진적이고 다양한 녹색운동을 확산해나갈 것”을 주문했다.
-도덕적 현실에 기초한원칙없는 실용주의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정치학)는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와 공동으로 쓴 글에서 “차기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실용주의가 아니라 도덕적 현실주의에 기초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용주의의 요체는 이익을 평가의 기준으로 설정하는 결과주의와 항상 옳음을 전제하는 독단주의의 거부인데, 차기 정부는 겉으로는 실용주의를 내세우지만 상황에 따른 이익의 변동을 고려하기보다 한·미동맹이라는 가치를 미리 설정해 이익을 계산한다”고 했다. 따라서 “차기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의 철학적 기초는 실용주의가 아니라 선험적으로 선과 악을 구분하고 힘의 우위에 입각한 정책을 실천하고자 하는 ‘도덕적 현실주의’”라는 것이다.
구교수는 “원칙없는 실용주의는 우리에게 평화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강요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인수위 자료에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체제 건설을 위한 정책이 없다”며 “이명박정부는 의도적으로 동북아 차원에서 다자간 안보협력보다는 냉전시대의 세력균형을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차기 정부가 공적개발원조(ODA)와 국제평화유지활동(PKO)을 강화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ODA 확대를 강조한 것은 바람직하다”며 “그러나 국제평화 기여방식을 PKO와 같은 병력파견 위주로 이해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회통합적 정책 전무공안시대 복고풍 예고-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대선 공약에도 의미 있는 노동 정책이 없었지만 인수위 활동 2개월 동안 더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이명박정부가 “친재벌-노동배제적 노동시장 유연화 전략”을 취하리라는 점은 진작 예견됐던 바다.
“전체 노동자의 90%에 달하는 중소영세업체 비정규직의 노동조건을 개선할 사회통합적 노동시장정책이 전무한 것”뿐만 아니라 “노사단체를 편 가르는 듯한 당선인의 행보와 불법파업에 대처하기 위해 마련한 검·경·노동부 산업평화정착 태스크포스 구성” 역시 험로를 예고하는 부분이다.
김소장은 “사회적 갈등은 틀림없이 증폭될 것이지만 문제의 원인에 대한 해법은 제시하지 않은 채 권위주의 공안통치 시대의 복고풍 노동정책으로 일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민간자율 과도한 신뢰영어만능 환상 부작용-
지금까지 드러난 인수위 안은 대입 3단계와 영어공교육 완성 프로젝트다. 연세대 김하수(국어학)·김호기(사회학) 교수는 공동으로 쓴 글에서 “대입 민간 자율화에 대한 과도한 신뢰와 영어교육 만능에 대한 환상”으로 인수위의 교육정책을 요약하면서, “교육에 대한 철학이 빈곤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계층간 교육 격차가 확대되고 학문의 경쟁력은 약화되며 해외 유학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이선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은 “다양화·자율화 뒤에 숨은 교육 양극화를 보지 못하는 새 정부 교육 정책은 ‘영혼의 무국적자’를 양산할 것”이라며 “경쟁만이 살 길이라고 호도하지 말고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교육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 보는 사회적 토론을 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화려한 용어들만 나열양극화 해소 후퇴 우려-
이태수 현도사회복지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차기 정부는 양극화 해소나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언급이 별로 없다”며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연금제도 개혁은 평가할 만하지만, 여타 노인복지 및 아동·여성 분야의 정책 과제는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응책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교수는 “‘평생복지기반 마련’ ‘예방·맞춤·통합형 복지’ 등 적극적 복지를 지향하는 화려한 용어는 많이 나열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구체 과제는 없어 수사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복지에서도 시장과 효율이 강조됨으로써 그간 상대적으로 진전돼 온 ‘복지담론’이 엄청나게 후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회과학자들이 주축이 된 이번 토론회에는 문화 관련 정책에 대한 평가는 아쉽게도 빠져있다. 이는 차기 정부의 문화정책이 빈곤하다는 것과 무관치 않지만, 이번 토론회를 주도한 사회과학자들의 시야에도 문화정책은 들어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행사를 준비한 김호기 교수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생산적인 토론을 해보자는 차원에서 마련한 자리”라며 “앞으로 취임 100일째, 6개월째 되는 날에 맞춰 계속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손제민기자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2191845475&code=910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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